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우는 남자'는 왜 흥행에 실패했나
입력 : 2014-06-17 오후 4:51:55
◇<우는 남자>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우는 남자>는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과 배우 장동건, 김민희가 호흡을 맞췄다. 100억원대의 예산이 투입됐다. 아마 영화를 만드는 과정부터 기대감이 컸을 듯 싶다. 하지만 개봉이 14일이 지난 현재 60만 관객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결과는 분명 아닐 것이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우는 남자>는 지난 하루 동안 4470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7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58만 3538명이다. 손익분기점이 400만에 육박하는데 60만의 관객도 못 넘고 있다. 개봉 전 상당한 기대작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충격적일 것이다. 왜 <우는 남자>는 흥행에 실패했을까.
 
◇실패한 <아저씨> 마케팅
 
4년 전 이정범 감독이 내세운 <아저씨>는 원빈의 강렬한 비주얼과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 김새론의 신선한 연기로 600만 관객을 넘기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우는 남자>에 대해 개봉 전부터 언론은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의 차기작"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우는 남자>는 전작과 닮아 있었지만, 그 매력은 반감된 느낌이었다. <아저씨>만이 갖고 있던 매력은 사라지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할리우드 액션물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영화 관계자는 "4년 전에 비해 관객들이 눈높이가 높아졌는데, 영화는 오히려 4년 전보다 퇴보한 느낌이 있다. <아저씨>를 내세운 마케팅이 되려 <우는 남자>의 재미를 덮어버렸다"고 밝혔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
 
이 작품의 가장 큰 약점은 공감이 되지 않는 스토리에 있다. <아저씨>의 경우 절대악을 타도해야 한다는 명분과 아내와 자식을 지키지 못한 원빈의 개인사, 아이를 구해야 한다 의지 등이 맞물려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우는 남자>에서는 킬러 곤(장동건 분)이 조직을 배신해가면서 모경(김민희 분)을 살려야 하는 이유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모경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모경에 대한 죄책감이 심히 느껴지지도 않는다. 곤의 감정선이 모호하게 이어진다.
 
또 킬러 곤이나 모경에 대한 인물의 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핵심 인물인 곤이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 받는 내용이 그를 설명하는 주요 이야기인데, 이것만 가지고는 충분히 공감이 되지 않는다. 어린 소녀에 대한 곤의 감정 역시 애정을 느낀 것인지, 뚜렷하지 않다.
 
아울러 모경 역시 자본주의 시대의 냉혹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어 그렇게 정이 가는 인물은 아니다. 장동건과 김민희가 열연을 펼쳤다고는 하나,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살리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보는내내 허전함을 준다.
 
한 관계자는 "인물간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연결점이 다소 밋밋하게 그려진다. 국내 영화의 흥행 공식인 '스케일 보다는 개연성'이 이 영화에서도 적용됐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