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오는 7월 3일 미 할리우드의 거대한 로봇들이 모인 <트랜스포머:사라진시대>(이하 <트랜스포머4>)가 한국 극장가를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다수의 영화들이 로봇과의 전쟁을 회피한 가운데 영화 <신의 한 수>가 같은 날 개봉이라는 맞수를 뒀다.
취재진에게 영화를 선공개하고 배우 및 감독의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언론시사회가 24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이날 베일을 벗은 <신의 한 수>는 바둑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잔인한 19금 액션을 담고 있었다. 야한 장면이 없음에도 폭력의 강도가 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정적인 스포츠라는 바둑과 시원하고 거센 액션, 적절한 러브라인을 버무렸다. 취재진 사이에서 <타짜>를 연상시킬 정도로 꽤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영화는 정우성이 중심에 서서 이끌고 나간다. <비트>, <놈놈놈>, <감시자들>을 통해 액션 연기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정우성은 복수에 목숨을 건 프로바둑기사 태석을 맡았다.
◇정우성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정우성은 극초반 바둑밖에 모르는 인물로, 다소 어리바리한 느낌에서 출발해 형의 죽음을 겪고 복수를 다짐한 뒤 외모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을 훌륭히 표현한다.
정우성은 "몸뚱이를 아끼지 않고 내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부치며 액션을 소화했다. 다행히 그런 장면들이 화면에 잘 나왔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차승원, 장동건 등 스타마케팅을 앞세운 영화들과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정우성은 "같은 영화 같은 캐릭터라면 의식하겠지만, 이 영화의 태석은 다르다. 나는 캐릭터를 담백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 <신의 한 수>는 <트랜스포머4>와 맞붙는다. 국내에서도 매번 큰 인기를 모으는 시리즈물에 대해 한국 영화계는 거대 로봇과의 대전을 피했지만 <신의 한 수>는 같은 날 개봉이라는 과감한 수를 뒀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클 법한 정우성은 이 역시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정우성은 "경쟁작들의 인식보다는 관객들에게 얼만큼 <신의 한 수>다운 영화를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저희 영화가 더 좋으면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시지 않을까. 부담감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범수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정우성에 맞서는 인물은 이범수가 맡은 오사장이다. 살수라는 호칭의 오사장은 적은 대사지만 등장만으로도 간담을 서늘케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다. 이범수의 아우라가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아울러 이범수는 전신에 문신을 치장하고 전라 노출도 감행한다. 이에 대해 이범수는 "문신은 살수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질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이지 않은 전신문신으로 이질감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안성기, 안길강, 김인권, 이시영, 최진혁 등이 각자 짙은 연기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는 바둑의 깊이와 바둑이 갖고 있는 의미 '패착'(敗着), 행마(行馬), 사활(死活) 등을 적절히 영화 내에 섞어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마치 화투의 의미를 영화에 내포시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영화 <타짜>를 떠올리게 한다. <타짜>의 느낌에 크게 뒤져보이지 않는다.
◇<신의 한 수> 정우성과 최진혁 액션신 스틸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아울러 조범구 감독이 5년 간 모은 방대한 자료를 통해 만든 치밀한 시나리오가 영화 내에서 드러나며, 프로 바둑기사들의 조언을 통해 완성된 대국 장면은 생생함을 만든다. 액션은 잔인하면서도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하다.
조 감독은 바둑을 영화에 접목시킨 이유에 대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두뇌 게임 바둑과 육체 액션이 함께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정신적인 영역에서의 사활이나 육체의 액션이나 목숨 걸고 싸우는 승부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어우러지기 힘든 정적인 바둑을 소재로 동적인 액션을 조화롭게 엮어 감각적이고 흥미진진한 오락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관객이 바둑을 굳이 알지 못해도 이해가 안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바둑을 알면 더 재밌을 것이라는 예상은 된다.
<신의 한 수>는 단 한 번의 명승부를 위해 목숨을 버릴 준비가 된 바둑꾼들의 비장함을 그린다. 최근 웹툰 <미생>이 드라마화 되고, 바둑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일종어 병법서처럼 인정받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범죄액션이라는 장르를 만난 <신의 한 수>가 로봇과의 대전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