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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민란의 시대', 윤종빈 감독에게는 '출중한 무언가'가 있다
입력 : 2014-07-14 오후 7:33:02
◇<군도:민란의 시대>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군대, <비스티 보이즈>는 강남 유흥가, <범죄와의 전쟁>은 1980년대 사회전반의 어두운 이면을 노골적으로 파헤친 윤종빈 감독이 이번에는 1800년대 지리산으로 시공간을 옮겼다. 웨스턴 무비를 조선으로 옮겨놓은 활극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그것이다.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의 네 번째 만남에 영화 감독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강동원을 비롯해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마동석, 정만식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캐스팅부터 이름값이 높아 일찍이 '올해의 천만 영화'로 불렸다.
 
취재진에게 영화를 선공개하는 <군도> 언론시사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사극과 액션 활극에 첫 도전하는 윤종빈 감독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윤 감독이 또 하나의 역작을 만들었다"는 게 취재진의 공통된 평가다. "짜장면도 잘 뽑는 주방장이 짬뽕도 잘 뽑는다"는 마동석의 칭찬에 공감이 간다. 극중 대사처럼 윤종빈에게는 '출중한 무언가'가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한다.
  
이 영화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백성의 편에서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일어난 의적 추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지리산 인근에서 활약은 추설을 모티브로 했다.
 
액션활극이라고 하지만 이 시대의 사회상이 한 눈에 비친다. "힘 있는 자가 약한 자를 핍박하고 가진자가 가지지 않은 자를 착취하는 세상"이라는 노사장(이성민 분)의 대사는 현시대를 관통한다. 조선말기 시대상을 통해 작금의 시대를 비춘 주제의식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면서 영화는 다소 히어로물의 인상을 준다. 하정우가 연기한 백정 돌무치는 추설에 합류하면서 도치로 이름을 바꾸고 새 사람으로 탄생, 민초를 위해 나선다. 그리고 탐관오리의 대표성을 띄고 있는 조윤(강동원 분)과 맞대결을 한다.
 
도치는 영화 초반부터 후반까지 지능이 떨어지는 캐릭터의 특성을 끝까지 가져간다. 그간의 히어로들이 대부분 멋있고,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이에 대해 윤종빈 감독은 "이 영화의 주제는 위대한 영웅이나 지도자는 특정인물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도치의 영웅성을 강조하지 않았다"며 "임꺽정이나 홍길동처럼 영웅성이 강조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제의식이 강하게 드러나기는 하지만 본바탕은 오락영화다. 화려한 액션이 춤을 추고, 영화 곳곳에 유머가 넘친다. 예상치 못한 시츄에이션 유머코드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요한 순간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하정우의 소소한 틱장애 연기는 무거움을 덜어낸다.
 
"나의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는데 약간 웃기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고 말한 윤 감독은 "사실 대본에 없는 내용인데도 웃기고 싶었을 때가 있다. 그래서 하정우의 틱장애 연기도 계속 시켰다"고 설명했다.
 
윤종빈 감독의 또 하나의 장점은 강동원에 대한 활용법이다. 국내 최고의 비주얼로 평가받는 강동원은 악역 조윤을 연기한다. 사악하고 악랄하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연민이 간다. 아울러 <늑대의 유혹>의 '우산 신'을 넘어서는 강력한 비주얼의 신이나 적극적인 클로즈업을 통해 강동원의 고운 얼굴을 100% 활용한다. 여성 관객들이 크게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가 뛰어난만큼 강동원도 뒤지지 않는다. 하정우와 맞대결하는 장면에서 무게감이 밀리지 않으며, 감정신을 과장되지 않게 표현한다. 또 뛰어난 검술연기는 조윤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악역이라는 평가를 받게 할 정도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오랜만의 작품이라 그런지 강동원의 의욕이 가장 넘쳤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준비했다. 실제로 조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액션 맞추기 버거울 정도로 뛰어났다"고 칭찬했다.
 
이 외에도 <군도>에는 도치와 조윤의 극명한 대비를 통한 남성미, 다양한 배우들의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잘 녹아든 조화, 호방한 웨스턴 풍의 음악과 조선 활극의 어우러짐, 고전을 연상시키는 내레이션 구성 등 다양한 장점과 신선함이 있다.
 
<군도>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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