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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명량'의 바람..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
입력 : 2014-08-08 오후 4:24:39
◇<명량>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명량>의 기세가 매섭다. 돌풍을 넘어 태풍에 가깝다. 하루 하루 기록을 쏟아내고 있으며, 1301만 관객을 동원한 <괴물>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지난달 30일 68만 명의 관객을 모은 <명량>은 개봉 2일 째 70만, 개봉 4일째인 12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하루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한 영화를 관람한 것은 최초의 일이다. 이후 <명량>은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연일 기록을 경신 중이다. 1200만 관객을 동원한 <도둑들>보다 4일 가량 앞선 흥행속도다.
 
높은 흥행속도에 갸우뚱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사실 영화 <명량>의 언론시사회 직후에 기자들의 평가는 썩 좋지 못했다. 호평하는 기자가 있는 반면 작품성에서 다소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교수가 "<명량>은 솔직히 졸작"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비슷한 입장이라는 댓글도 상당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량>은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장가를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 등 다양한 서적이 재조명 받고 있다.
 
왜 관객들이 <명량>에 열광하는지 짚어봤다.
 
◇리더십에 대한 갈증..시대가 바라는 리더상을 제시한 <명량>
 
<명량>의 스토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2시간 동안 명량해전만을 다룬다. 전반부는 명량해전을 앞두고 고뇌하는 이순신을, 후반부는 해상전투신만을 담는다. 그 과정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이순신에게만 향한다.
 
이순신 영화라고 불린 <명량>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자신이 앞장서서 희생하는 이순신의 리더십으로 인해 불가능해 보였던 싸움이 승리로 끝날 때의 감동은 묵직하다.
 
전문가들은 <명량>의 성공여부에 대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에 대한 실망한 국민들이 이순신이 보여준 리더십에 열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병기 대중문화 평론가는 "<명량>에서 보여준 이순신에 대한 울림이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세월호 사건이나 청문회 등 정치권에서 보여준 실망감이 컸다. 극중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솔선수범형 리더십은 국민들이 바라는 리더상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머 제로' 진정성의 힘
 
이 영화는 최근 상업영화의 흥행공식을 역행했다. 빠른 전개와 유머는 최근 성공한 대중영화의 공식이다. 하지만 <명량>은 호흡이나 전개도 느리고 유머는 전무하다. 진정성이 가득했다는 영화 <변호인>도 빠른 전개와 유머는 영화 내에 깔려있었다. 하지만 <명량>은 그러지 않았다.
 
오롯이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이순신과 철저한 고증에서 피어난 리얼리티만 있다. '손쉽게 가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면 승리한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제작진은 용기를 갖고 관객과의 정면승부를 선택, 결국 7~8월 대작 전쟁 속에서 당당히 성공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한민 감독은 "숙성돼 가는 이순신의 정신을 드러내고 싶었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장면을 배치하다보니 60분간의 해상전투신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만 생각한 김 감독의 뚝심이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주고 있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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