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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된 최민식..26년만에 천만 배우가 되다
입력 : 2014-08-10 오후 2:29:29
◇최민식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사실 일반 관객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영화관을 찾아요. 더워서 왔을 수도 있어요. 에어콘 쐬려고. 그럴 때 이 영화를 보고 울컥할 수 있느냐가 궁금해요. 우려도 되고 기대도 되고."
 
영화 <명량>의 개봉 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민식이 한 말이다. 1000만 관객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던진 말일 게다.
 
그는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는 내내 "아쉬운 게 많았다"는 말을 이었다. 그렇게 작게 나마 흥행 실패도 예상했던 배우 최민식이 <명량>을 통해 천만 배우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단 기간 천만 관객 돌파라는 진기록과 함께다.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 영화 <명량>이 10일 오전 누적 관객수 1000만 명을 넘었다. 개봉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이 작품은 국내 영화 중 가장 높은 스코어를 갖고 있는 <괴물> 보다 9일을 앞당긴 신기록을 세웠다.
 
1988년 영화 <수증기>로 데뷔한 그는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로 평가받았다. 또 국내 굴지의 시상식에서 <파이란>, <올드보이>,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등으로 무수한 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1999년의 <쉬리>(582만)가 유일하며, <범죄와의 전쟁>(472만)과 <신세계>(468만)가 흥행은 했지만 500만에 다소 못미치는 수치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우정출연이라는 점에서 흥행세를 내세우기는 어려웠다.
 
그런 최민식이 '이순신 영화'라는 <명량>에서 이순신으로 분해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대사도 적고 감정 표현도 드문, 단지 눈빛과 표정, 해상 전투만으로 일궈낸 성과다. 뛰어난 연기력만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냈다. "내공과 경륜이 있는 배우를 찾았는데 최민식 밖에 없었다"는 김한민 감독의 기대를 만족으로 바꿔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명량>을 두고 "최민식의, 최민식에 의한, 최민식을 위한 영화"라고도 한다. 그만큼 최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 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최민식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앞서 최민식은 "이순신과 잠깐이라도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단 10분 만이라도. 난중일기를 읽으면서 전해지는 그의 고뇌를 조금이라도 전달받고 싶었다"면서 이순신을 연기함에 있어 어려움을 전했다. "영화를 찍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로 자신의 연기력에 고개를 숙였다.
 
남들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자신의 연기력에 있어서 만큼은 가혹한 최민식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졸작이 됐을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명량> 뿐이 아니다.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뤽베송 감독의 <루시>는 미국에서 개봉 첫 주 450억원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미국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국내 배우는 최민식이 최초다.
 
<마당을 나온 암탉>,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최근 등장하는 작품마다 성공을 마다하지 않는 최민식이 1000만 배우라는 상징성 있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성공은 무엇이 있을까. 의외로 인간 최민식의 꿈은 소박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소탈하게 웃으며 던진 말이 귓가를 맴돈다.
 
"나는 그냥 연기하는 사람이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우선인 사람이죠. 그리고 작품 하나 하고 이렇게 영화에 대해 수다 떨다가 죽으면 되는 거지 뭐. 안 그런가? 그게 즐거운 인생이지. 하하."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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