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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상미 "예쁘게만 보여줘야 되는 연예계, 솔직히 불편해"
입력 : 2014-09-28 오후 4:24:16
◇남상미 (사진제공=20세기폭스 코리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여성스럽고 단아한 이미지의 남상미. 2000년대 초반 얼짱 출신으로 갑작스럽게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줄곧 비주얼 때문인지 착하고 선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만 맡아오던 그가 이번엔 다소 까칠한 성격에 푼수끼도 갖춘 인물로 변신을 시도 했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에서다. 극히 자연스럽고 예뻤다. 마치 <엽기적인 그녀> 시절 전지현이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 실제로 만난 남상미는 <슬로우 비디오>에서 그가 맡은 봉수미와 닮아 있었다. '까르르' 웃는 모습이나 편안하고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툭툭 털어놓는 모습이 그랬다.
 
"팬들이 실망할까봐 겁나기도 했어요. 여성스러운 역할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이렇게 발랄한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출연했어요."
 
변함없는 외모와 솔직하고 건강한 성품을 가진 남상미의 실체를 엿봤다.
 
◇남상미 (사진제공=20세기폭스 코리아)
 
◇"예쁘게만 보여줘야 되는 연예계, 솔직히 불편해요"
 
남상미의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개와 늑대의 시간>, <식객>, <빛과 그림자>, <결혼의 여신>, <조선 총잡이>이로 이어진다. 그 안에서 남상미는 대부분 여성스럽고 단아했다. 강인한 면도 보이기는 했지만 여성스러움 틀 안에서의 일부였다.
 
이번에는 여성스러움과 조금은 거리가 있다. '멘붕', '꺼져' 등과 같은 대사도 던지며, 마음에 들지 않는 남성의 접근에 인상을 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털털하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행동파다.
 
"지금껏 가장 저랑 닮은 캐릭터가 수미"라고 말한 남상미는 "꾸미지 않고 털털한 성격이다. 감정에 솔직하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일을 하면 할 수록 나를 예쁘게만 만들어주려고 한다. 솔직히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어쩌면 예뻐야 사랑과 관심을 받는 분야가 연예계의 연예인이다. 당연한 자기관리라고 핀잔을 늘어놓는 선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남상미는 체질이 연예인 체질이 아니란다.
 
"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먹고 웃고 떠들어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해요. 특히 매니저들이요. 여자 연기자로서 대중의 시선과 기준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어요. 예뻐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늘 있어요."
 
"지금도 충분히 예쁘지 않냐"고 위로 섞인 칭찬을 했다. 칭찬을 듣는 것이 부끄러운 건지 기계적인 '고맙습니다'가 나왔다. 확실히 여우 같은 연예인은 아닌 듯 싶었다.
 
◇남상미-차태현 (사진제공=20세기폭스 코리아)
 
◇"차태현 오라버니에 대한 신뢰감 컸어요"
 
이번 작품에서 남상미는 차태현을 만났다. 솔직함이 지나칠 정도로 강한 차태현이었다. 기자들 앞에서도 말을 가리지 않고 솔직하게 던지는 배우다. 솔직함과 솔직함이 만난 작품. 남상미는 차태현이 어땠을까.
 
"차태현 오라버니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신뢰감이 확들었어요. 그 이유는 총각인 척을 안 하는 거예요. 불편하지 않게 하면서 친근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더라고요. '이래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실 배우들도 사람인지라 첫 만남에서는 어색함이 돌기 마련이다. 하지만 차태현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낯가림이 있어서 어떤 배우든 처음에는 경계심이 있고 어색함이 있기 마련인데 차태현 오라버니한테는 전혀 그런게 안 느껴졌어요."
 
<슬로우 비디오>에서 차태현은 영화 내내 선글라스를 끼고 나온다. 동체시력이라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눈이 쉽게 나빠진다는 설정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로맨틱한 연기를 해야 되는 입장에서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연기를 하는 점이 어렵지는 않았냐고 물어봤다.
 
"사실 애정 연기를 해야 되는 장면에서는 좀 어렵기도 했어요. 감정을 전달해야 되는데 상대의 감정이 눈을 통해 느껴지는데, 태현 오라버니의 눈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안경 옆으로 봤어요. 그러니까 좀 낫더라고요. 하하."
 
차태현에 대한 고마움이 컸던 것 같다. 어떤 장면에 대한 설명을 할 때도 차태현의 도움이 있어서 손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라버니가 정말 귀엽게 잘 소화한 것 같아요. 차태현이 해서 설득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 오라버니가 하자고 하면 또 할 것 같아요"라며 말하는 남상미의 얼굴에는 이미 미소가 번져있었다.
 
<결혼의 여신>과 <조선 총잡이>, <슬로우 비디오>까지 쉼 없이 달려와서인지 당분간은 "좀 쉬겠다"단다.
 
"너무 힘들었어요. 마인드 컨트롤 하는데도 힘들었고요. 잠시 갈증을 느끼기 위해서는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아빠 어디가>랑 <슈퍼맨이 돌아왔다>만 다 볼 거예요."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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