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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의결권 정보광장’ 서비스 개시
주주총회 안건별 상세정보·의결권 행사 내용 한눈에 확인 가능
입력 : 2016-02-29 오전 6:01:00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 2월 23일 ‘의결권 정보광장’(VIP : Voting Information Plaza) 서비스를 정식 개시했다. 이로써 쉽게 수집이 어려웠던 주주총회 안건별 상세정보 · 의결권 행사내역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의결권 정보광장’이란 주주총회 안건 관련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는 원-클릭 정보 포털이다.
 
지금껏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은 주주총회 소집 시 안건에 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의결권 행사가 어려웠다. 회사들이 공시하는 정보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이나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과 같은 정보 제공 사이트가 있지만, 사실상 주주총회 안건의 상세정보 혹은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내용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없었다. 의결권 행사 역시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 2015년 국내 민간 기관 투자자의 안건 반대율은 자산운용사가 1.8%, 보험사가 0.7%에 그치며, 반대가 아예 없는 기관 투자자는 자산운용사 60사 중 30사, 보험사 25사 중 23사나 된다.
 
3월말 90% 주총 개최… 정보 토대 의결권 행사 어려워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우리나라에선 3월만 되면 전체 회사의 90%가 주주총회를 연다”며 “주주총회가 형식화, 형해화하여 기업 경영의 전문성을 가진 외부 주주들조차 주총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고 의결권을 행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더욱이 2013년 자본시장법의 개정으로 오는 2018년부터 섀도보팅(Shadow voting,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 제도가 폐지된다. 다만 이를 계속 활용하기 위해선 전자투표를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의 주주총회 참여 및 의결권 행사가 필요한데, 그들을 위한 정보 제공 및 설명은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외 동향도 의결권의 충실한 행사 필요성을 높였다. 작년 12월 국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 공청회가 열린 바 있으며, 2015년 5월에는 한국거래소가 ‘지속가능 거래소 이니셔티브(SSE Initiative)’에 가입했다.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책임 있는 투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이다.
 
VIP 서비스는 이러한 국내 상황의 질적 개선을 위해 도입되었다. 제공되는 주요 정보는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내역 ▲회사별 주주총회 관련 정보 ▲기관투자자별 의결권 행사 충실도 관련 지표 등이다.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내역의 경우 과거에 개최되었거나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의 행사 내역과 사유까지 확인할 수 있으며, 주총 관련 정보에서는 안건의 상세한 정보와 안건제안자, 전자투표제 시행 여부의 파악이 가능하다.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충실도는 책임투자원칙·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여부, 의결권 행사 정책 및 가이드라인 공개 여부, 이해상충방지정책 공개 여부, 의결권 행사 전담조직 보유 여부, 의결권 자문기관 활용 여부, 의결권 행사 내역의 공개 여부, 안건별 반대율 등을 포함한 총 10개의 지표로 측정된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주주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기관투자자 내역 정보라고 보고, 이 정보를 최대한 많이 담으려 노력했다”고 강조했으며, “VIP는 손쉽게 확인이 어려운 해외 기관투자자 및 연기금 유형까지 아우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VIP에선 공무원 연금·국민연금·사학연금과 같은 국내 주요 연기금, Allianz·Aviva Investors·Black Rock·Fidelity·JP Morgan 등의 해외 운용사, 네덜란드 APG·영국 BT Pension Scheme·미국 CalPERS·캐나다 CPPIB와 같은 해외 연기금의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기관투자자 및 상장회사가 직접 공시한 정보만을 다루어 신뢰성을 높였다는 점, 분산된 공시 정보를 전수조사해야 하는 부담을 크게 완화했다는 점 등이 VIP가 갖는 특장점이다.
 
국내외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자본시장 지속가능성 향상에 도움
사이트 이용 시의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특정안건에 대한 여러 기관투자자의 찬성 및 반대 상황을 ‘주주총회 메뉴-지난 주주총회-기업 리스트-안건 선택’의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업 리스트 옆에 ‘e’ 표식이 떠 있는 경우 이는 해당 기업이 전자 투표제를 시행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서비스 가이드’ 항목을 통해서는 참고할 만한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자세히 볼 수 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기관투자자-기관투자자 리스트-기관투자자 선택’의 경로로 지난 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관투자자가 연기금 수탁사로 선정되고 싶을 때 타 투자자의 의결권 시행 상황을 자회사와 비교해보거나, 연기금이 기관투자자를 선정할 때 참고할 만한 지표다.
 
회사가 VIP를 이용할 때에는 ‘주주총회 메뉴-상세검색-안건 명 검색’을 통해 안건에 상정하려는 후보의 과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후보가 예전에 다른 주주총회에서 나온 적이 있는지, 당시 기관 투자자들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한편 ‘기관투자자’ 탭을 통해 주주로 있는 기관투자자의 최근 의결권 행사 내역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해당 기관투자자가 과거에 어떤 안건에 반대하였는지 확인하여, 자회사의 안건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고 주주총회 준비를 성실히 하도록 돕는다.
 
기업지배구조원은 VIP 개발 시 묶음 안건을 다루기가 까다로웠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민간 기관 투자자는 ‘묶음안건(여러 개의 안건이 하나로 처리된 경우)’에 대한 찬반을 분리하거나 혹은 묶음 안건 그대로 공시하는 등 일관성이 없는 상황이다. VIP는 묶음 안건을 개별 안건으로 해체하여, 묶음 안건에 반대한 경우 해당 개별 안건에 모두 반대한 것으로 집계한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반대의 실질적인 의미를 명확하게 하여 기관투자자 간의 비교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 말했다.
 
VIP는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고 이를 내실화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책임투자원칙을 지키는 다양한 유형의 기관투자자·펀드상품의 등장으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선택권이 넓어질 전망이다. 회사와 주주 간의 활발한 대화를 촉진하여 국내외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확산시키고, 자본시장의 지속가능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주총 안건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을 위해 지난 1년간 매진했다”며 “앞으로 더욱 충실한 내용으로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VIP는 한 번의 클릭으로 열리는 의결권, 주주총회 정보 콘텐츠의 바다로, 열심히 하려는 주주와 그들과 대화하려는 회사를 응원하는 사이트”라며 VIP의 의의를 다시금 강조했다. VIP의 자료는 하루 한 시간마다 실시간 업데이트되며, 현재 개설된 상태로 http://vip.cgs.or.kr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23일 ‘의결권 정보광장’(VIP) 서비스를 정식 개시했다. 사진/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연지 KSRN 기자
편집 : KSRN편집위원회(www.ksrn.org)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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