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효성이 과연 '공룡' 하이닉스를 삼킬 수 있을까.
자산규모 6조원대인 효성이 13조원대의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선데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영역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수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23일 증시에서 효성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을 효성이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오너 일가의 하이닉스 인수의지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전문가들은 부정적
증시 전문가들은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재의 재무상태로는 막대한 차입금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말 기준으로 효성이 가진 현금성자산은 1630억원 밖에 안되기 때문에 3조6000억~4조원에 달하는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효성의 2분기 총부채가 2조1000억원, 순부채율이 77%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에서의 추가자금 조달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그룹에서 재무적 투자자 참여 등을 비롯한 제안서를 제시하겠지만, 3조6500억원(22일 종가기준)의 인수자금과 추가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은 효성이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채권단들과의 가격 협상과정에서 유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반도체 사업의 경험이 없어 변동성이 심한 반도체 업종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효성의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고 하이닉스의 주인찾기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효성이 승부수 던진 것" 관측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의지가 예상외로 강하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외형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하이닉스 국내 매각에 대해,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조석래 회장이 호응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면, 채권단과의 교감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조건을 대폭 완화해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효성은 23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가능성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사항 확정시 재공시하겠다"고만 밝혔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