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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IOM과 기업이 힘을 모아 국제이주민 문제의 해결책을 찾다
IOM, 1951년 설립 이래 이주·카운터 트래피킹·난민 재정착·인도적 지원 등 사업 펼쳐
입력 : 2016-09-26 오전 6:00:00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ion for Migration) 윌리엄 스윙 사무총장은 이주는 21세기 메가트렌드라고 말했다. 국제이주민은 2000년 약 17500만명에서 201323200만명으로 늘었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증가한 국제이주민 수는 그 이전 10년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1990년대에는 연간 약 200만명이 늘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연간 460만명 정도가 국경을 넘었다.
 
2015년 현재 국제이주민이 지구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3.3%. 15년 전인 2000(2.8%)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주민의 증가율이 세계인구 증가율을 앞선다. 난민은 전체 이주민의 8%정도. 난민 비율은 후진국일수록 높아, 후진국에서 이주민 가운데 14.6%가 난민인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2.1%였다.
 
이주민 가운데 상당수는 인간존엄성을 위협받는다
이주의 원인은 다양하다.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국가마다 삶의 질과 임금에 차이가 생기자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게 가장 대표적인 원인.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가 그렇다. 국가·행정적 요인도 이주의 다른 원인이다. 빈약한 정부와 부패 혹은 국가 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이주를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병역을 거부했던 한 한국 청년은 프랑스로 향했고 지난 2013년 난민 인정을 받았다.
 
내전이나 인종·종교적 충돌에 따른 분쟁으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기도 한다. 시리아 내전으로 고향을 떠나 유럽 각지로 향하는 난민이 여기에 속한다. 분쟁은 비자발적 이주를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이다. 지진, 태풍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사례도 있다.
 
문제는 갖가지 원인으로 이주를 선택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인간존엄성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이다. 시리아, 이라크, 예맨, 남수단 등지에서 계속되고 있는 내전과 아이티,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서 일어난 자연재해로 생긴 이주민을 포함해 현재 전 세계 13000만명이 인도적 지원과 보호를 필요로 하고 있다. 2011년에서 2014년 사이 IOM의 도움을 받은 취약 이주민 수는 1000만명에서 2000만명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무권리 상태에 놓여있는 중동지역 이주노동자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 중동지역 국가에서 노동자 가운데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은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각각 70%28%에 달한다. 87%로 카타르가 제일 높다. 카타르 이주노동자는 산업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다.
 
착취를 가능하게 하는 건 카타르 고유의 이주 제도 때문이다. 카타르로 건너오는 이주노동자는 카팔라라는 보증인 제도에 따라 채용된다. 이주노동자로 일자리를 구하려면 카타르인 사용자의 보증이 있어야 한다. 사용자는 이주노동자의 보증인이 돼 체류기간 동안 노동자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여한다.
 
보증인의 허가가 없으면 직장을 옮기거나 모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어떤 노동권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비인격적 처우를 온전히 참을 수밖에 없다. 청소노동자는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한 달 임금으로 우리 돈으로 약 15만원을 손에 쥔다. 안전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업장이 대다수라 매년 200여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다.
 
IOM과 아메리케어스의 의료 지원
세계 각국에서 인권 침해의 위험에 놓여있는 이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전적 지원, 필요한 물류 수송, 교통수단 제공, 식량 및 의약품 공급으로 피해 이주민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기술력은 이주민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수단이 될 수 있다. IOM은 이를 인식하고 위기사항에 처한 이주민을 돕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IOM은 지난 2005년부터 의료서비스 제공 기업인 아메리케어스(AmeriCares)와 아프리카 및 아시아 지역 17개국에서 수십만 명의 재난 피해 주민을 도왔다. 건강 검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피해 주민의 보건, 위생을 책임졌다. 구호 활동이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아오고 있다.
 
지난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해 8000명이 넘는 사망자와 2200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도 IOM과 아메리케어스가 나섰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의료 지원이 단기간에 이루어진다. 문제는 후유증 치료를 위한 재입원, 2차 회복 수술, 물리 치료 등 후속 의료 지원이 지속적으로 요청된다는 점이다.
 
지진 발생 후 6개월 지난 11IOM은 아메리케어스와 협력해 재활치료소를 열었다. IOM의 의료 지원을 받은 사람의 68%가 하체 부상자였는데 농업에 주로 종사하는 이들이 부상으로 더 이상 생업을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재활치료소는 지진으로 생긴 부상의 장기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부상자의 회복을 도와 생업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상태를 되찾아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OM과 아메리케어스는 이밖에도 필리핀 등에서 이주민을 위한 의료 지원 활동을 펼쳤다.
 
방글라데시에 디지털 아일랜드조성하는 IOMKT
IOM 한국대표부와 KT는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 고속 인터넷, 모바일 앱, 비디오 컨퍼런스 등 주요 소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디지털 아일랜드조성은 지난 2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황창규 KT회장이 주나이드 팔락 방글라데시 ICT 장관, 로라 톰슨 IOM 부사무총장과 체결한 양해각서 따라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디지털 아일랜드가 완성되면 모헤시칼리 섬의 주민들이 원거리 학습, 온라인 건강 검진, 모바일 뱅킹, 온라인 농업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이 실용화하면 이러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배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해 육지로 가는 위험을 줄여 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IMOKT디지털 아일랜드를 건설할 국가로 방글라데시를 꼽은 이유는 방글라데시가 16000만명이 넘는 인구에게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취약함을 극복하고,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의지가 프로그램 대상국 선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톰슨 부사무총장은 혁신적 협력이 기후 변화 관련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고, 기본 생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이주민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하며 취약 지역에 있는 이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IOM의 역할을 강조했다.
 
IO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6degree.org’
IOM은 지난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인신매매 피해자의 재활을 돕기 위해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6degree.org’를 개설했다. 인신매매 피해자의 지속가능한 사회재통합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첫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다. 사이트는 남성·여성·어린이를 포함해 전 세계 2000만명이 넘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범죄인 인신매매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사이트에서 인신매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기부금을 내면 모인 돈은 오로지 피해자의 재활을 위해 사용된다. 사례가 게시되지만 ‘6degree.org’IOM의 피해자 보호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 피해자의 얼굴 사진은 실지 않으며 재활을 위해 민감한 개인 정보는 수정해 글을 올린다. 피해자의 익명성을 최대한으로 보장해 다시 사회로 돌아갔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려는 의도다.
 
IOM은 인신매매 피해자를 돕기 위한 인력, 지원 체계, 설비를 마련해두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은 추가적인 기부금으로 임시거주지 마련, 의료 및 법률 서비스 제공, 본국 송환, 기술 교육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OM1997년 이래로 지금까지 7만명이 넘는 인신매매 피해자에게 의료, 법률 및 이주 지원을 해오고 있다. 매년 평균 약 7000명의 피해자를 도와온 셈이다.
 
국내에서 IOM과 함께하는 글로벌 CSR 포럼 개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면서 우리나라의 세계적 기업도 글로벌 CSR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IOM 한국대표부는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국내 공·민간기업 CSR 관련 담당자를 대상으로 국제기구와 함께하는 글로벌 CSR 포럼을 개최한다. IOM 한국대표부는 포럼에서 IOM이 기업과의 협력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노하우를 한국 기업 CSR 담당자와 공유할 계획이다. 교류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 위기 현장에서 피해 공동체의 고통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국제기구가 진행하는 이번 CSR 포럼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해외 재난 지원국(OFDA)의 지원으로 기획됐다. CSR 분야의 초기 개척자이자 저명한 학자인 브래들리 구긴스 전 보스턴칼리지 교수(현 밀라노가톨릭대학 초빙교수)가 연사로 나선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의 김상협 교수는 새로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시대의 도래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한다.
 
IOM 한국대표부 박미형 소장은 현재 인류가 공동으로 마주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의 종류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한국의 기업들도 이제 그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IOM1951년에 설립됐으며 이주분야의 선도적 국제기구다. 한국을 비롯한 162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전 세계에 480여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국제이주, 카운터 트래피킹, 인도적 지원, 난민 재정착 네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 1988년에 IOM 회원국이 됐고, IOM 한국대표부는 1999년에 문을 열었다.
 
IOM의 도움으로 시리아-이라크 국경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IOM은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아이티, 네팔 등 전 세계 분쟁과 재난 현장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유엔기구 중 하나이다. 사진제공/IOM
 
정지형 KSRN기자
편집 KSRN집행위원회(www.ksrn.org)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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