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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올해의 7대 '배드뉴스'는
삼성물산 합병 국민연금 의혹·최순실 게이트 관련 정경유착 등
입력 : 2016-12-19 오전 8:00:00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대표 김영호)2016년 한해 동안 한국사회가 보다 책임성 높은 사회로 진일보하는 데 기여한 사건과 이에 역행하는 사건을 모아 올해의 7대 뉴스로 선정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중심으로 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위원장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가 집담회를 통해서 7Good News7Bad News를 선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표류는 사회적 책임에 관한 최악의 뉴스이지만 올해 7대뉴스에서는 재론하지 않는다. 먼저 <7Bad News>를 발표하고 다음주에 <7Good News>를 내보낸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관련 의혹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 비해 제일모직 지분을 2배 넘게 보유하고 있어 손실이 예상됐지만, 기금운용본부의 자문기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찬성했다. 이는 비슷한 조건이었던 ()SK·SKC&C 합병에 반대했던 것과도 대조적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금운용본부장 회동과 대통령 독대, 삼성그룹의 최순실 모녀에 대한 자금지원, 청와대·보건복지부의 압력설 등이 뒤엉켜 커다란 의혹으로 남아 있다. 근본적으로는 주주가치와 국민연금의 이익에 우선해서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국민연금 운용지침을 스스로 파괴한 것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서 드러난 기업과 권력의 정경유착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이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주요 재벌의 계열사들이 8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냈다. 전후 과정에 재벌총수와 대통령의 독대, 청와대 비서진과 전경련의 깊숙한 관여가 드러나, 3(재단)를 매개로 한 권력과 기업의 거래, 즉 신종 정경유착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재벌총수들은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기상 자신들의 사면·복권·재판 관련 현안이 있었고, 삼성합병을 비롯해서 면세점 재승인 및 신규선정 등을 둘러싼 의혹이 무성하다. 이사회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회사 돈정체불명의 재단에 수백억, 수십억씩 갖다 바치는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인 갤럭시 노트7’의 발화사건은 제조물의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은 소비자 보호는 물론이고 기업경영에도 얼마나 결정적인 문제인지를 환기시켰다. 리콜에도 불구하고 거듭된 밧데리 발화로 인해서 갤럭시 노트 7은 생산이 중단되고 말았고,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리콜과 재고처리에 4조원 가량의 비용을 쓴 것을 비롯해서 총 손실규모가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IT업계의 대표적 실패로 삼성전자의 밧데리를 지목할 만큼 삼성이라는 국가적 브랜드도 헤아리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과 동일하게 이 사건에도 기업 지배구조의 취약성, 의사결정 구조에서 기형적이고 후진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정부의 미세먼지관리 특별대책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은 엄습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공포에 대한 특단의 종합대책을 표방했지만 거센 비판을 초래했다. 말로는 경유차와 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충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폐쇄한다면서 2029년까지 신규로 석탄화력발전소를 더 짓는다는 점이다. 고농도 미세먼지를 이쪽에선 줄이고 다른 쪽에선 더 늘려 개선을 상쇄하는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고, 여러 연구에서 조기사망의 주요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가족경영 파탄
 
지난해 신격호·신동주·신동빈 일가의 부자간, 형제간 암투로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빚었던 롯데그룹은 올해 들어 탈세, 횡령 등으로 추문이 확대됐다. 국적 문제에서부터 퇴행적 가족경영까지 전근대적인 기업지배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데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의 560억원대 탈세, 롯데케미칼의 200억원대 부정환급 소송사기,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로비혐의 등 각종 범법 행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진정한 혁신을 외면한 채 이미 드러난 문제 외에도 면세점 신규선정에 대한 로비의혹까지 받고 있다. 국내 주요재벌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족경영과 3·4세 경영승계를 둘러싼 각종 탈법과 폐단으로 지탄을 받고 있지만 롯데그룹의 가족경영은 그 최정점에 있다.
 
구의역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지하철 승강장의 스크린 도어는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것인데 거꾸로 인명이 희생되는 일이 올해도 끊이지 않았다. 스크린 도어 정비 중에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은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 2016년 구의역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희생자는 특성화고를 졸업한지 수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젊은이였고, 특히 그가 시간에 쫓겨 컵라면을 상비하고 동분서주하면서도 정규직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는 점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또한 서울메트로 퇴직자 등 지자체 관피아가 유진메트로컴에 대거 또아리를 튼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에서도 위험의 외주화라는 비정규직 문제가 드러났고, 중대재해의 피해자는 십중팔구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미국 대선 트럼프의 당선은 변화인가, 재앙인가?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민주당후보보다 유권자 득표수는 적지만 대의원을 더 많이 확보한 트럼프 공화당후보가 당선됐다. 트럼프 후보는 선거쟁점의 하나였던 기후변화대응과 관련해서 기후변화는 지구의 순환적 현상의 일부이고 중국의 사기라고 주장해다. 특히 전지구적 기후대응 노력의 결실인 파리기후변화협정도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이 기후대응에서 이탈하면 전지구적 노력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자는 신재생에너지에 매우 부정적인 릭 페리 전 텍사스주지사를 에너지부 장관에 지명했다. 향후 미 행정부가 실제로 기후대응에서 이탈하거나 퇴행적으로 움직이면 각국 정부에 미칠 영향은 물론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재앙적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리/라진주·이산후·송은하 KSRN기자
김병규 KSRN 기획위원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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