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저출산 대책이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세우는 데 최우선으로 검토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정기획위 김진표 위원장은 8일 오후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인구절벽 극복을 위한 저출산 문제 해결방안'을 주제로 열린 국정기획위의 합동 업무보고에 참석해 "올해 신생아 수가 작년보다 4만명 줄어든 36만명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예측이 있는데 신생아 4만명이 줄면 초등학교 200개가 사라진다"며 "이같은 저출산 쇼크는 모두가 공금하듯 저출산 쇼크는 모두가 공감하듯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에 100조원을 썼다고 하는데 개선 조짐이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처럼 답답한 과제를 놓고 자문위에서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세우는데 어떤 과제보다도 우선 순위를 두고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처 1~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행하면서 지난해까지 10년간 102조원을 투입했으나 저출산 추세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63만5000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2000명으로 급격히 떨어진 이후 15년간 40만명대를 유지해왔지만 올해는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저출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금세기 가장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 문제는 국가경영의 큰 틀과 패러다임을 바꾸는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우리 경제·사회 구조가 고용없는 성장이 고착화된 것이 가장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자기들은 n포세대라며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결혼·연애 다 포기하고 일자리 하나 구하려는데 제대로 못 구해서 절망하는 사람의 신음소리가 헬조선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결혼을 빨리 해야 출산 가능성이 높아질텐데 결혼 자체가 늦어지고 결혼이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가 문제라는 젊은이가 늘어나니까 백약이 무효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였고, 구직단념자는 58만9000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최대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혼 연령은 2005년 남자 30.8세, 여자 27.7세에서 2015년 남자 32.5세, 여 29.9세로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이런 점에서 새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삼아서 성장과 고용·복지를 동시에 하고자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면서도 "이것 하나만으로 모든 게 해결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아서 키울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성이 일 가정 양립해야하고 정교하게 조정된 정책들에 의해서 그리고 현장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잘 다듬어야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아이키우기 좋은 사회·직장 환경 조성, 부모의 육아 비용 부담 경감,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는 시대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아동수당 도입을 약속했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이용 아동비율을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리고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 2배로 인상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10년간 쓴 100조원 돈의 정체성이 부족했던게 아닌가 반성해봐야 한다"며 "여러가지 과제들이 안건으로 나와있는 만큼 거침없는 토론으로 좋은 대안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리는 3차 합동 업무보고에서는 청년고용 할당제도 등 청년 일자리 대책과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지원 문제, 아동수당 등 보육문제 등이 다뤄졌다. 국정기획위 측에서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윤호중 기획분과위원장,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 이한주 경제1분과위원장, 박범계 정치행정분과위원장 등이, 정부 측에서는 하병필 행정자치부 지역발전정책관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교육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국토부, 고용노동부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남인순 국회의원과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 등 정계·학계에서도 참여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저출산 대책이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세우는 데 최우선으로 검토할 과제라고 강조했다.사진/뉴시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