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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기후변화 대응’, 아시아 종교계·시민단체 한목소리
17개국 90여개 종교단체·시민사회 참여, ‘ICE 네트워크’ 출범
입력 : 2017-09-25 오전 8:00:10
지난 2013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19차 UN기후변화총회에서 UNFCCC사무국은 “종교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행동, 도덕과 윤리적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과정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낼 힘을 지녔다”며 “모든 종교지도자들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호응하여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아시아 17개국 90여 개 종교단체와 시민사회가 손을 맞잡았다.
 
국제기후·종교·시민 네트워크(Inter-religious Climate & Ecology Network, 이하 ICE 네트워크) 는 지난 2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파리기후체제 하 국제사회의 대응과 종교·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족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ICE 네트워크는 기후변화로 인한 취약성, 빈곤과 불평등의 감소를 위해 활동해 온 아시아 17개국 9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단체들의 범아시아 플랫폼으로 지난 4월 26일 서울에서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를 열고 서울에 본부를 두기로 했다.
 
“종교와 시민사회의 협력은 큰 시너지효과 만들어낼 것”
이날 ICE 네트워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종교단체와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기후정의를 바로 세우고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네트워크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은 “ICE 네트워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종교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아시아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조직”이라며, “2030년까지 아시아 30개 국가별 기후행동 리더를 양성하고, 기후적응모델을 만들고, 애드보커시 행동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ICE 네트워크는 종교단체와 기후변화 대응을 함께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전 세계 인구의 85%는 종교를 믿고 있으며, 인간이 사는 모든 곳에 종교기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풀뿌리 지역사회와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어 지역사회가 기후변화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 일차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종교는 전통적으로 국가적인 이익보다는 가장 가난한 이들과 약자를 대변해 왔고 조직적, 경제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부재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 대표를 맡은 미산 스님은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보고 느끼며 종교인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들었다”며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운영위원인 김종화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그간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실 만큼 기후변화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셨다”며 “종교인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현안 공유 및 종교·시민사회 협력 방안 논의
이날 세미나에서는 네트워크의 주요 사업 및 활동의 소개뿐 아니라 기후변화 관련 국제사회 현안 공유 및 종교와 시민사회의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김명환 환경부 기후미래정책국 서기관이 <파리기후체제 하 최근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이상훈 (사)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이 <한국정부의 기후변화 대응과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임낙평 (재)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가 <기후 정의 구현과 종교, 시민사회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김명환 환경부 기후미래정책국 서기관은 “파리 기후협정은 온실가스 감축만을 목표로 했던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기후 적응, 목표를 위한 수단 등도 함께 다루고 있고, 각 국가가 스스로 목표를 정하는(NDC, 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 상향식 방식을 씀으로써 모든 당사국이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하는 데 합의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전원칙하에 주기적 점검과 지속적인 감축 목표 상향이 이루어져 지속가능한 대응 체제가 마련됐다”고 덧붙이며 파리협정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NDC를 이행하더라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급격한 감축이 필요하다”며 그만큼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음 발표를 맡은 이상훈 (사)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에너지 부문의 전환 없이는 기후변화 대응이 힘들다”면서 “현재 화석연료가 세계 발전량의 65%를 차지하는 상황인데, 2℃ 목표를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세계 발전량을 67%까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 발표한 2030년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이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수적인 상황이기에 우리나라의 정책과 조치의 수정 및 보완이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임낙평 (재)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종교와 시민사회의 협력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먼저 “미국의 초강력 허리케인, 남아시아 대형 홍수의 발생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를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정치·경제적 민주화 과정에서 시민사회, 종교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만큼 기후환경 이슈의 다양한 현장에서 시민사회, 종교계가 기후행동을 더 적극적으로 이어나가 사회적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ICE 네트워크는 생명평화마당 대표인 이정배 목사를 상임대표로 선출하고, 강해윤 교무(원불교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미산 스님(조계종 상도선원장), 오상선 신부(지리산종교연대 상임대표)를 공동대표로 뽑았다. 운영위원장은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이 맡았다.
 
ICE 네트워크는 지난 2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발족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KSRN
 
이소록 KSRN기자
편집 KSRN집행위원회(www.ksrn.org)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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