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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기후변화 대응에 종교계도 힘 모을 것"
민정희 ICE 네트워크 사무총장 인터뷰
입력 : 2017-09-25 오전 8:00:15
- 종교단체와 시민단체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는 점이 새롭다. ICE 네트워크의 설립배경은?
2009년에 아시아 불교단체끼리 모여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을 시발점으로, 2012년 스리랑카 아누라다푸라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종교 간 대화’에 불교뿐만 아니라 기독교, 힌두교, 무슬림, 불교, 바하이, 애니미즘 등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과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단체들이 참여하면서 그 성과로 ICE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기후 변화 문제에는 종교 및 시민단체 간 이견이 없고 모두가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였기 때문에 손을 맞잡게 되었다.
 
- ICE 네트워크가 하려는 기후행동 사업에 관해 설명해달라.
기후행동 사업은 기후 저감과 기후 적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후 저감은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을 전환하거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등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행동들을 의미하고 기후 적응사업은 가뭄, 열파 문제 등 피해를 본 지역이 이를 극복해낼 수 있도록 하는 활동들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기후행동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시아 내 국가의 공공정책에 지혜로운 영향을 미치고, 국제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외교적 논의를 자극하고 강화할 것이다. 기후행동 리더를 양성해 사람들의 인식제고에 힘쓰고 환경 난민들을 위해 아시아 30개 국가별 1개의 기후적응모델을 만들고 공유하며, 아시아 국가에서 애드보커시 행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이자 동시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라고 생각하는데, ICE 네트워크 참여/협력 단체 중에 중국 단체들도 있나?
중국 쪽에는 아직 많은 참여/협력 단체가 있지는 않지만, 저감 사업을 하고 있는 산둥의 한 절과 베이징의 대학교수, 이렇게 두 곳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기후변화 피해가 심한 티베트 쪽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계시는 스님과도 의견을 나누어 볼 생각이다. 이제 막 네트워크가 발족했기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기후행동사업을 진행하면서 중국 쪽 연계를 더욱 넓힐 생각이다.
 
- ICE 네트워크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ICE 네트워크 논의의 시작이 되었던 2012년 스리랑카 회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들은 패널들의 이야기, 기조연설이 내 지평을 많이 넓혀 주었다. 그중에서도 인도랑 가까운 사찰에 계시는 한 미얀마 스님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후변화 때문에 그 지역에 눈이 전혀 안 내리는 바람에 물이 부족해서 주민들이 농사도 제대로 못 짓고, 큰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서울에 살면서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그렇게까지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심각한 피해에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활동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아시아 내 국가 공공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어떻게 정부 차원에 의견을 전달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까.
2015년 파리기후총회 전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하셨던 것처럼 종교인들의 목소리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 종교를 통해 많은 사람의 인식제고가 이루어지고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자각하고 그런 여론이 형성되려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행동 리더를 양성하고, 기후교육위원회 등을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내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23% 정도밖에 안 된다. 다른 국가에서 기후변화 문제로 인해 식량을 생산하는 것에 차질이 생긴다면 우리나라 또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는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를 해결하자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 이것이 공공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계획은
해외에서 본격적인 기후행동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내부에서 우선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려 한다. 일단 한국에서는 기후변화 인식 제고 사업을 먼저 시작할 것 같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후변화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돌입할 계획이다. 조만간 종교시설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회의가 있을 것 같은데, 우리 네트워크도 참여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세먼지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큰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기후변화 문제는 이제 심각해질 대로 심각해졌고,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네트워크 또한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할 것이다.
 
민정희 ICE 네트워크 사무총장이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KSRN
 
이소록 KSRN기자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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