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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의 기로에 선 인터넷은행)①가능성은 확인…생존경쟁력 확보가 관건
"본래 취지 맞는 새사업 모델 필요"…은산분리 등 낡은 규제 완화도 시급
입력 : 2017-12-04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올해 금융권의 핫이슈로 인터넷전문은행이 꼽힌다. 스마트폰 기반의 인터넷은행은 '손안의 은행'을 실현해내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인터넷은행이 지난 출범 반년간 새로운 트렌드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앞으로는 금융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 은산분리 완화를 통한 실탄 확보와 금융소비자 보호 제고 등 생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현안이 수두룩하다.
 
'365일, 24시간 열린 은행'이라는 콘셉트로 금융소비자의 큰 호응을 받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내년부터는 시중은행들과 본격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존 경쟁력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인터넷은행은 불과 반년사이 100% 비대면 무점포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금리·수수료로 기존 은행의 업무 관행에 지쳐있는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첫 인터넷은행이 출범한지 반년이 된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계좌개설 고객수 4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출범 직후 한 달간 개설된 계좌 수가 307만건으로 지난해 1년간 일반은행에서 개설된 비대면 계좌 수 15만500개의 20배에 달했다.
 
또한 대출 잔액 1조4090억원, 예·적금 잔액은 1조9580억원으로 실적도 준수하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50만명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목표였던 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 조건도 달성한지 오래다.
  
인터넷은행은 보수적인 금융권에 대한 '자극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인터넷은행 약진에 위기감을 느낀 일반은행들은 그동안 요지부동이던 금리에 손을 대기도 했다. 1%대에 머물던 일반은행 예금금리가 인터넷은행이 등장한 이후 2%대로 올라갔고, 신용대출 금리도 0.05%포인트 가량 내려갔다.
 
인터넷뱅크가 단기적으로 급성장했지만, 완전한 축포를 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사업 모델이 지속 가능한지가 의문이다.
 
고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는 ATM 이용 수수료 면제 같은 혜택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지난 3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의 곱절을 웃도는 판관비 때문에 60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인터넷은행들은 고객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여수신 신상품 출시 등 서비스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주택대출과 전세대출 상품, 방카슈랑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초반 흥행 성공으로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생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인터넷은행이 이 같은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석근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는 선진 산업에 다루는 데 있어서 금지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식 규제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창의성과 혁신성을 갖춘 기업들이 인터넷은행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 카드, 자산관리, 펀드,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 수익 인프라 구축도 향후 인터넷은행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소셜네트워크(SNS)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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