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오는 2022년 새로운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가 시행되면 국내은행의 대출 및 투자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바젤Ⅲ는 위험자산별로 자본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은행들이 자본건전성 유지를 위해 고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펀드 투자와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은 줄이고, 저위험자산인 중소기업 대출을 점차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바젤Ⅲ 규제 개혁 마무리에 따른 영향 및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 산하의 바젤위원회는 작년 12월 열린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바젤Ⅲ 규제 개혁안에 최종 합의했다. 개편안은 2022년 1월부터 시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저위험성 자산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한다면 일부 대형은행의 경우 BIS비율이 오를 것"이라며 "기타 은행들은 자산 구성에 따라 BIS비율이 등락하는 곳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로 개편된 바젤Ⅲ는 은행 자본을 규제할 때 보유자산의 위험가중치를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저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LTV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현재는 35%의 위험가중치가 일괄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20~70%로 차등 적용된다. 고위험 자산인 주식과 펀드 투자는 현행 100~150%에서 250%로 상향된다. 또 은행의 저위험 자산 보유 비중이 커질수록 BIS 비율이 높게 나오도록 산출방식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적정 수준의 BIS 비율 유지를 위해 대출 및 투자전략에 일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LTV비율이 낮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 등 위험가중치가 하향된 저위험대출 비율은 확대될 여지가 있는 반면, 위험가중치가 상향된 주식 및 펀드 투자의 비중은 감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이번 규제개편이 은행 내부 리스크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데다 이행시기도 2022년 1월로 돼있는 점을 감안해 철저한 사전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올 1·4분기 중에는 규제개편 설명회를 진행하고 국내 은행 여건에 맞게 도입되도록 '공개협의안' 절차를 최초로 운영한다.
공개협의안은 행정규제기본법상 절차와 별개로 규제개편 취지와 내용, 영향분석 등 일정을 공개하고 은행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금융감독·검사 제재 프로세스 혁신방안을 발표한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제도 도입 준비기간 중 은행 이사회 등 경영진이 관심을 갖고 자본·포트폴리오 전략 등을 재정비하도록 해 국내 은행의 경쟁력 제고 기회로 적극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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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