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지난해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의 경우 기준금리(1.50%)를 하회했으며, 작년 하반기부터 가입 대상이 확대된 개인퇴직연금(IRP) 또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모든 유형에서 선두를 달리며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자영업자 고객이 개인형 퇴직연금(IPR)에 신규가입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과 1호 자영업자,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24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수익률)'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5개 은행의 작년 4분기(10~12월) 확정급여형(DB) 원리금보장상품과 비원리금보장상품을 합친 단순평균 수익률은 1.34%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의 1.45%보다 0.1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회사가 운용해주는 DB형 상품은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을 받는 방식으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68%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수익률 면에 있어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보다도 낮다.
지난 5년간(2012~2016, 3분기 기준) 연평균 단순 합산 수익률이 2.61%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통상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만큼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수익률과 수수료나 보수를 제외한 실질 수익률을 따져야 한다.
작년 7월부터 가입 문턱이 낮아진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4분기 수익률은 1.77%를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IRP가입 대상자를 ‘모든 근로자’로 확대하고 은퇴자금 마련을 지원해왔다. IRP는 이직이나 퇴직 시 수령한 퇴직급여 일시금과 퇴직연금 가입자가 추가 납입한 적립금을 적립·운용해 노후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 연간 최대 7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2016년 4분기 6조9027억원이던 은행권 IRP적립금은 지난 4분기 8조7399억원으로 26.6% 급증했다. 반면 수익률은 2016년 4분기 1.07%에 비해 0.70%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7년 평균 물가상승률이 1.9%라는 점을 고려하면 퇴직연금 수익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이다.
여기에 IRP계좌 운용, 관리 수수료와 상품 수수료가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칫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가입 후 5년 안에 중도 해지 할 경우 해지금액의 16.5%를 소득세로 토해내야 한다.
한편 가입자가 직접 운영하는 확정기여형(DC) 수익률은 2.08%로 유일하게 2%대를 나타냈다. 수익률은 2016년 4분기 1.56%에서 0.52%포인트 올랐다.
은행별 수익률을 보면 신한은행이 전 부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의 DB형 수익률은 1.46%며 적립금도 8조5015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1.36%), KEB하나은행(1.30%), 농협은행(1.23%)순으로 나왔다.
IRP수익률 또한 신한은행이 2.04%로 가장 좋았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총 2조2595억원의 적립금을 신규 유치했다.
신규 적립금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4분기 2조8129억원을 새롭게 쌓았으며 1.95% 수익률을 보였다. KEB하나은행(적립금 1조2870억원)과 우리(1조6734억원), 농협은행(7071억원)의 수익률은 각각 1.70%, 1.60%, 1.57%다.
이밖에 DC형의 경우 신한은행(2.17%)을 선두로 국민은행(2.13%), 우리은행(2.08%), 농협은행(2.04%), KEB하나은행(2.01%)이 뒤를 따랐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