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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의 좌충우돌 가상화폐 투자기)① 폭락한 비트코인, 지금 들어가도 될까
비트코인, 한달 새 76.7% 급락…'버블' 우려에도 블록체인 잠재력 무시못해
입력 : 2018-02-0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오늘 한강 날씨 체크해봤나.’ 뉴스토마토 기자 3인의 실전투자기를 위해 가상화폐를 선택했다는 말에 지인이 던진 한마디다. 폭락장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자살로 가는 지름길이 될 만큼, 무모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6일 오후 1시40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전날 보다 14.1% 하락한 672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6일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2888만5000원까지 치솟았다는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76.7%나 떨어진 것이다.
 
지난 2일 심리적 지지선이던 1000만원이 붕괴된 비트코인은 글로벌 규제와 보안 이슈 등에 맞물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 2, 3위를 차지하는 이더리움과 리플 또한 각각 65만3000원, 658원으로 하루 전보다 16.9%, 14.8% 빠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17세기 당시 네덜란드 귀족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오르다 한 순간에 터져버린 튤립가격 버블처럼 가상화폐의 거품도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상화폐에 뛰어드는 것은 불나방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5년 전 처음 주식과 펀드 투자를 시작했을 때와 달리 가상화폐는 기준으로 삼을 만한 적정 가격이 없고 24시간 전 세계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때 소소한 재미를 보다 작년 말 이미 가상화폐 시장에서 손을 털고 나온 터라 재 진입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마치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돌아와 제 발로 호랑이 굴(코인 판)로 들어가게 된 느낌이 강해서다.
 
6일 가상화폐 대장주격인 비트코인이 3개월만에 700만원 선을 하회한 가운데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시세표를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다양한 거래소와 플레이어가 진입하고 있는데다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가 이뤄지는 등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과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이 초입단계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규제가 이뤄지면, 오히려 거래소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스캠(사기성 코인)이나 기술력이 없는 가상화폐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봤다.
 
'제2의 튤립버블'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상화폐 시세는 앞으로 더 내려갈 수도,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이에 무작정 돈을 넣고 '떡상(가상화폐 가격 급등을 의미하는 은어)'을 기다리기보다 시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해 옥석가리기를 통한 가치투자를 시도하고자 한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그 첫 번째 단계가 거래소 선택하기다.
정부의 자본 세탁 방지 강화 정책으로 당장 가상화폐를 투자하기 쉽지 않은데다 국내외에 크고 작은 거래소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옷도 가게마다 가격이 다른 것처럼 가상화폐 또한 거래소별로 수요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거래 코인과 수수료 정책도 각기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주로 이용할 거래소를 잘 선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아울러 최근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체크에서 약 580억엔(5700억원)에 달하는 코인이 해킹됐다는 사례를 볼 때 거래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고 싶었다.
 
우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경우 국내 최초 거래소인 코빗과 빗썸, 코인원에 이어 작년 9월 출범한 업비트까지 4강 구도로 이뤄져있다.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인 코인힐스 기준 거래소 순위를 보면 6일 현재 일본에 기반을 둔 비트플라이어가 거래량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날 1위였던 업비트는 3위로 내려간 상태다. 2위는 홍콩에 설립된 중국계 거래소 오케이엑스(OKEx)가 차지하고 있으며, 빗썸과 코인원, 코빗은 각각 7위, 18위, 25위에 랭크돼 있다. 
 
다만 지난달 30일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가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되며 신규 투자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거래소에 가상 계좌를 제공하는 은행이 농협, 신한, 기업은행 등 3곳에 불과한데다 ‘가상화폐 투자용’ 계좌를 공식적으로 개설해주지 않고 있어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탓이다. 지난해 해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은 빗썸의 경우 신한은행이 계좌 발급 자체를 연기했으며, 4대 거래소를 제외한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는 거래 은행조차 찾지 못했다.
표/뉴스토마토
 
코빗의 경우 거래 가능한 가상화폐가 6개로 알트 코인 상장이 더뎠고 코인원은 강점이던 '마진거래'가 중단된데다 비트코인 소액 입금시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업비트를 주거래 거래소로 선택하게 됐다. 업비트는 현재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실명 인증 계좌를 열어주고 있다.
 
다행히 이미 회원 가입이 돼 있던 기자는 업비트에 실명확인 계좌를 만들 수 있었다. 업비트를 선택한 이유는 후발주자임에도 거래량이 많고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Bittrex)와의 제휴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가상화폐 종류도 국내 최다 수준인 120여개에 달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카카오와 연계돼 카카오톡 계정만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것도 편리했다.
 
단 전자지갑을 지원하는 코인이 20여개에 그치고, 원화마켓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코인도 35여개에 불과해 이중 수수료가 들 수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원화 입출금이 불가능한 코인을 원화로 환급받기 위해선 입출금이 가능한 코인으로 바꾼 후 다시 원화로 변경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각각 거래대금의 0.25%, 0.05%(이벤트 적용시)씩 두 번의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경우 신규 고객에 대해 문을 활짝 연 상태가 아니라 거래소를 새롭게 개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이에 당분간은 업비트를 통해 소액의 단기투자를 시도하며 정부의 방침과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흐름이 워낙 급변하는 탓에 향후 전망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투자할 만한 코인을 찾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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