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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예수금 확보 총력"…예대율 관리 나선 은행권
하반기 대출 가중치 산정 개편…예대율 관리 '발등의 불'
입력 : 2018-02-05 오후 3:35:3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예수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오는 하반기부터 대출 가중치 산정방식 등 자본규제가 개편됨에 따라 가계대출을 줄이고 예수금과 기업대출을 늘려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은행별로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가계대출 비중이 차이가 나며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최근 기업영업과 예·적금 특판를 통한 예수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예대율 산정 시 가계와 기업대출 간 가중치를 최대 15%까지 차등화 하는 ‘예대율 산정방식’이 추진되는 데 따른 대응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손쉬운 영업’을 막고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본규제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은행 예대율 산정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5% 상향되며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가 15% 하향 적용된다.
이 결과 시중은행 평균 예대율은 현재의 98.1%(작년 9월 기준)에서 99.6%로 상승하게 된다. 부채 관리를 위해 도입된 예대율은 100%를 넘어선 안 된다. 이 때문에 은행은 예대율 가중치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 추정치에 따르면 대출금 감소 없이 현재 예대율 유지를 위해 추가 조달해야 하는 예수금은 약 11조원 규모다. 가중치를 적용하면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의 예대율이 99%대로, 국민은행은 100.5%로 상승하게 된다.
 
당장 예대율 관리가 시중은행의 발등에 불로 떨어진 셈이다. 예대율 관리를 위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안과 수신 등 예수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이에 국민은행은 혁신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우대 대출을 내놨으며, 기업은행은 1%대 중소기업대출 출시해 기업 대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에서는 연 최고 2.5% ‘신한 마이카(MYCAR) 프로야구 적금·예금’을 한정판매하고 있으며 경남은행은 기업여신 근저당권 설정비율을 110%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에 발맞춰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부문에 신경 쓰고 있다”며 “예대율 규제 준수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대신증권
그러나 은행별로는 희비가 갈린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적은 지방은행들의 경우 예대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대신증권에 따르면 현재 95% 수준인 DGB금융의 예대율은 가중치 적용시 89%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BNK금융 또한 가중치를 감안하면 예대율이 92%로 떨어진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대율은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98~99% 수준에 달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지방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비중이 더 높아 가중치 차등화가 적용되면 오히려 예대율이 낮아진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특히 “DGB금융과 BNK금융은 자본비율 등 다른 제약 조건들을 배제할 경우 기업대출 증가 여력이 이론적(100% 충족 가정)으로 4조6000억원과 6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원화대출금 대비 13.7%와 10.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가중치 차등화에 따라 예대율이 1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의 경우 예대율을 100%로 낮추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을 약 1조3000억원 축소해야 한다”면서 “이는 원화대출금 대비 약 0.6%로 예대율이 99%대인 시중은행들의 경우도 대출 증가 여력이 제한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높아진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예수금을 확대하거나 가계대출을 축소해야 하지만 예수금 확대를 위해서는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의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 115%, 기업대출 85%로 반영하는 예대율의 경우에도, 시장에서 우려했던 당장의 자금시장 혼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향후 대출 증가 시 예대율 관리 부담이 다소 증가해 NIM 관리에는 일정부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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