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조를 대상으로 전직원 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대표단이 비밀리에 해외매각 등을 구두합의 해놓고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6일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노조의 무조건적인 더블스타 외자유치 반대 입장이 금호타이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인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 전체 직원으로 찬반 투표를 조속히 실시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회장의 전체투표 요구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 23일, 이동걸 회장과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 비공식 면담에서 구두합의를 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산은에 따르면 노조와 채권단, 더블스타는 ▲노조의 더블스타 자본유치 수용 ▲경영정상화 및 장기 발전방안 수립 등을 위한 미래위원회 공동 구성 ▲자구계획의 조속하 합의 등을 포함한 노사정채(노조, 회사, 노사정위원회, 산업은행) 공동선언문을 3월26일(늦어도 27일) 발표 ▲노조원 설명을 거쳐 3월29일∼30일 노조원 투표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더블스타 자본 유치시 개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금호타이어가 자사주 취득 후 사주조합에 출연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더블스타와 계약 체결 즉시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경영정상화 및 장기 발전 방안을 수립하고 경영투명성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4시간동안 진행한 면담자리에 가능성과 문제를 모두 설명하고 보안방안을 제시했으며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서로 굉장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봤었다"며 "노조가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고 하면 노조 측에서 심기가 불편하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구두 합의는 진지하게 양쪽에서 의사를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산은은 지난 25일 구두합의대로 공동선언문 초안을 작성해 노조에게 송부하며 당일 자정까지 최종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전날 총파업에서 국내업체의 인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이 산은 측 주장이다.
이 회장은 노조가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 측에서 밝힌 국내 인수기업의 존재라고 추측했다.
그는 "노조가 달라진 이유는 ‘실체가 의심되는 제3자 인수 가능성’이 아닌가 싶다"며 "그 부분에 대해 계속 노조와 접촉하고 있지만 되지 않고 있고 제3의 인수자 실체가 무엇인지와 지역 유력 정치인이 누구인지 최대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정말 시간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다시 노조 대표부가 대화 창구로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관련 노사협상 진행경과 및 산업은행의 제안사항 기자간담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