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A씨는 최근 사모펀드 규모가 공모펀드를 추월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사모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를 찾았다. 하지만 최소 투자금액 등 투자자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개인들은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사모펀드는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수 없고 법정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 펀드당 가입 인원 100명(개인 49명)이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정보 공개가 제한되고 가입금액 기준이 높은 만큼 여전히 기관이나 고액자산가의 투자 비중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런 조건에도 투자를 원한다면 헤지펀드 모집 정보를 구해야 한다. 은행 PB 또는 증권사 웰스매니저를 통하는 것이 가장 좋다. 헤지펀드는 가입자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PB들 역시 평소 투자에 관심있는 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신규로 출시돼 투자자를 모집하는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PB(전무)는 "2~3년 전에는 주식시장이 좋아 비상장 사모펀드 유형이 인기였는데, 이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요즘엔 현금 보유 비중이 큰 고객들이 환매가 쉬운 사모펀드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PB는 "예를 들면 메자닌 펀드는 보통 폐쇄형이 대부분이었는데 (환매 대응이 쉬운)개방형 구조로 운용되는 신상품이 소개되면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에게 문의전화가 온다"고 전했다.
사모펀드로 인기가 많은 부동산, 특별자산, 인프라펀드 등은 자금 집행 후 회수까지 최소 3~5년씩 걸리는데다 중간에 환매할 수도 없는 폐쇄형 구조가 많아 장기간 돈이 묶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의 대표 펀드들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18년 한 해 동안 사모펀드 설정액 증감을 보면, 삼성자산운용과 신한BNPP운용이 상위에 올랐다. 라임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로 분류되는 혼합자산형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KDB인프라, 이지스, 삼성SRA, 메리츠대체투자, 하나대체투자, 신한대체투자, LB, JB, 보고펀드, 인마크, 코람코, 켄달스퀘어, AIP 등도 부동산 및 특별자산형의 증가로 인해 설정액 증가 상위에 올랐다.
일반 사모·헤지펀드에 비하면 사모재간접 펀드는 개인 투자자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사모재간접 펀드는 여러개의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공모펀드라서 500만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헤지펀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1호로 출시된 사모재간접 펀드는 지난 2017년 9월 설정된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이다. 이 펀드는 설정액이 1565억원으로 관련 상품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에 설정된 운용규모 300억원 이상, 설정 1년 이상 된 헤지펀드 가운데, 정량·정성평가와 실사를 거쳐 우수한펀드 10여개를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롱숏, 채권차익거래, 메자닌, 이벤트 드리븐 등 다양한 전략을 가진 펀드들을 편입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한다.
같은 해 12월에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가 출시됐다. 설정액은 182억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는 117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사모재간접 펀드들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도 손실이 제한적이었다.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C-I)'의 최근 1년 수익률은 0.9%,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Cf)'는 -3.6%를 기록,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 -19.0%에 비해 크게 선방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C-s)'의 경우 3개월 동안 0.3%를 기록 중이다.
사모펀드는 보수가 정형화돼 있지 않아 성과보수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를 부담한다는 점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운용방식과 보수 등 상품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PB(전무)는 "사모펀드 구조에 들어가는 자산의 성장성이 있는지, 자금이 얼마나 묶일지, 이에 대한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며 "또 같은 유형의 펀드에 대해 운용사가 트랙레코드(운용실적)가 있는지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는 상품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 2곳 이상 판매사를 방문해 어떤 유형의 펀드에 투자할 지 상담하고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