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 스탠스를 급선회하면서, 향후 원화강세(원·달러 하락)와 장기금리 상승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강세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고 자산축소를 조기에 종료하게 된다면 이머징시장에서의 자본유출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이머징시장의 성장 매력이 높아지면서, 달러약세와 원화강세가 뒤따른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을 중단할 뜻을 분명히 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재의 2.25~2.50%로 유지했고, 특히 성명서에서 기존의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이라는 표현을 아예 삭제하며 매파(통화긴축)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적 시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3~6개월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선호도가 높아지고, 중국 위안화 환율이 안정되면 이머징 통화가 동반 강세(달러강세 진정)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머징국가들이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는 통화정책에 숨통을 트여주면, 이머징시장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달러약세가 수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국가의 통화가 강세로 접어들면 외국인은 그 국가의 위험자산을 확대하는데, 이 과정에서 금융주 매수 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달러에 비해 원화가 강세인 상황에서 국내 은행주는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KRX 은행업 지수와 원·달러 환율 지수는 같은 방향으로 동조하는 패턴이다. 원화가 강세일 때 수출주 대비 매력이 높아지고,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또 연준이 스탠스를 변화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완화된다면, 장기금리는 반등하게 된다. 이는 곧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수현 연구원은 "원화강세와 수급개선의 측면에서 은행주에 베팅한다면, 환노출이 가장 심한 하나금융이 적합할 것"이라며 "대형 은행에 우선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올해 주당순이익(EPS)과 배당정책이 긍정적인 JB금융지주에 주목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