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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찍은 벌크선 운임지수, 해운업계 불황 가중되나
BDI 600선 붕괴…2016년 6월 이후 가장 낮아
입력 : 2019-02-13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불황에 빠진 해운업계가 브라질 광산 댐 붕괴로 암초를 만났다. 해운업계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급락하면서 해운업계의 시황 침체에 대한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12일 전일보다 3포인트 오른 598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6월 BDI가 587을 찍은 이후 최저점이다. 연초 이후로는 53%가량 하락했다. BDI는 석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다. 
 
 
발틱운임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

BDI 하락과 함께 철광석을 싣고 나르는 케이프사이즈(15만톤)의 하루 평균 용선료도 연초 1만8000달러에서 1만748달러까지 떨어졌다. 용선료는 해운사가 배의 전부나 일부를 빌리고 이용대금으로 배 주인에게 지불하는 돈을 말한다.
 
BDI는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발레가 소유한 광산의 댐이 붕괴되면서 급락세를 탔다. 글로벌 철광석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 탓이다. 발레는 일부 광산댐을 폐쇄하면서 연간 4000만톤의 철광석이 감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발레가 올해 계획한 생산량 4억톤의 10%에 달하는 규모이며,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의 13%, 글로벌 철광석 생산량의 2.3%를 차지한다. 
 
벌크선 시장의 해상 물동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JP모건은 철광석 4000만톤이 감산되면 톤-마일 기준으로 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4.7%, 벌크선 물동량의 1.3%가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브라질산 철광석이 호주산 철광석으로 대체돼도 철광석 운송수요는 3.1%, 벌크화물 운송수요는 0.8%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브라질 철광석의 운송길이는 호주산 철광석보다 3배 가까이 길어 파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의 이란 제재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난항을 겪은 해운업계는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어깨가 더 무겁게 됐다. 국내 선사 중에선 벌크선 비중이 높은 팬오션 등이 DBI 하락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사 전반적으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유류비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도 안고 있다. IMO는 2020년부터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낮추도록 규제했다. 선사들은 벙커C유보다 1.5배가량 비싼 저유황유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나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업황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운업 특성상 시황이 좋을 때 배를 발주하기 때문에 BDI가 많이 떨어지면 그만큼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DI는 올 상반기 내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철강 감산에 따른 건화물 물동량 감소도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벌크 물동량의 상저하고 패턴의 계절성을 감안하면, 수요가 강하지 않은 상반기까진 BDI 약세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추후 시황개선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선 광산업체별로 철광석 증산여부 및 물량을 계속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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