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 KB자산운용이 KB국민은행 옛 명동사옥에 투자하는 'KB 와이즈스타 부동산투자신탁 1호' 펀드를 출시해 오픈과 동시에 설정액 750억원을 채웠다. 연 5% 대 수익률이 예상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KB국민은행과 KB증권을 통해 10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냈다.
#. 현대자산운용은 올해 처음으로 부동산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청사에 투자한 '현대유퍼스트 부동산투자신탁25호'로,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연 6%대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다. 부동산펀드 중에서는 만기가 3년6개월로 짧은 편이다.
올해 출시되고 있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들이 잇따른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좋은 입지와 임차인을 확보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형 해외부동산 펀드들이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모집액 한도를 채우며 높은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두 달도 안 돼 'KB와이즈스타 부동산 1호', '현대유퍼스트부동산 25호', '한국투자 밀라노부동산1호' 등 총 3개의 공모 부동산펀드가 출시됐다.
KB자산운용이 지난 11일 출시한 'KB와이즈스타 부동산1호' 펀드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이 독점 판매한 상품이다. 오픈 10분 만에 설정액(750억원)을 채우며 완판돼 더 유명해졌다. 안예희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부동산펀드는 담보물과 엑시트 전략이 좋고, 책임 준공을 맡은 시공사의 신용도가 높으면 대부분 인기리에 판매된다"며 "명동 펀드는 공모형으로 최소가입금액이 500만원으로 낮아 KB증권에서는 판매개시 2분 만에 소진됐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KB국민은행의 옛 명동사옥을 호텔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 부동산 전문 금융사인 안젤로고든이 지하3층~지상18층 규모로 신축 개발에 들어간다. 투자기간은 42개월, 연 5.12%의 목표수익률을 내걸었다.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수익을 지급하고 원금은 만기에 상환하는 구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16년말 6789억원에서 2018년말 8535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9135억원에서 2조1722억원으로 훨씬 가파르게 증가했다. 2월22일 현재 국내형 펀드 18개(9333억원), 해외형 33개(2조1994억원)가 설정됐다.
그동안 부동산펀드는 사모 위주로 만들어져 운용됐다. 2017년말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의 94.7%인 28조5000억원을 사모가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유형별로 글로벌리츠재간접, 아태 리츠재간접, 글로벌부동산, 일본리츠재간접 등으로 나뉘는데, 사모펀드의 약 90%는 글로벌부동산펀드다.
사모 중심의 부동산펀드는 평균적으로 연 5% 이상 양호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2016년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미국, 일본의 부동산 시장에 특히 관심이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시장의 자본환원율(cap rate)은 미국과 일본이 4%, 3.6% 수준으로, 임대료 상승을 통한 배당금 증가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19일 출시한 '한국투자 밀라노부동산1호' 펀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기간은 5년인데, 보유기간 동안 최적의 매각 타이밍을 확보, 3년이 경과한 시점에 자산을 매각하는 게 목표라고 한투운용은 설명했다. 1년에 2회 수익 배당(분배금)도 실시한다. 이 상품은 약 546억원의 공모금액이 모이며 출시 사흘 만에 완판됐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 외교부 청사에 투자하는 '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을 출시한 바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은 "부동산펀드는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에 제한된 상품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이번 밀라노 부동산펀드 완판으로 일반 투자자도 부동산펀드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는 실물자산의 매각차익을 제외하더라도 평균 5% 이상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부동산펀드로 개인투자자가 활발히 유입됐고, 최근 운용사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서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활발히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