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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기상도)아파트 할인 분양 확대…실수요자엔 기회
일산 매물 40% 할인 등…대출 불편·이웃 갈등은 주의
입력 : 2019-03-07 오후 2:17:5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할인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더 이상 리스크를 안고 갈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할인 판매를 진행할 경우 미분양 물량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자의 경우 몇 가지 리스크만 확인하면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조언한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9162가구로 전달(5만8838가구)보다 0.6% 늘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8153가구로 전달보다 29.0% 상승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도 1만7981가구를 기록해 전달보다 7.4% 증가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 2014년 9월 이후 최대치다.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면서 업계에서는 마지막 선택지인 할인 분양하는 곳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입주가 오래됐고, 대형 평수 등 비인기 매물을 중심으로 할인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용인성복힐스테이트&자이’는 최근 미분양 물량에 대해 분양가보다 1억원가량 할인된 가격에 대형 평수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천시 중구 영종국제신도시 ‘영종자이’도 최근 할인 분양을 통해 미분양 가구를 거의 다 소진했다. 할인 분양을 할 경우 실거주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일산 서북부 탄현역 근처에 2011년 지어진 ‘하이파크 파밀리에’는 40%나 할인 분양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미분양 아파트인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등을 할인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할인 분양은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기존 분양자의 반대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면서도 “지방을 중심으로 입주한 지 몇 년이 지난 단지에서는 조금씩 할인 분양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실제 거주할 목적이라면 할인 분양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긍정 평가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할인 분양을 한다는 것은 주변 공급량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한동안 그 지역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는 것을 각오하고 매입해야 한다”라며 “할인 분양에 방점을 찍고 오래 실거주하겠다는 생각으로 입주하는 것이라면 할인 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거주자라 하더라도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분양자 입장에서 통장도 필요 없고, 할인 분양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도 높겠지만, 주변 시세와의 적정성이나 대부분 중대형이라는 점에서 대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입주자 반대 등 이웃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는 곳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과거 기존 분양자들이 할인 분양을 받은 사람들의 이사를 막거나 방해하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그렇다고 기존 입주자들이 무작정 반대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변에 빈집 아파트라는 소문이 강하게 퍼지면 나중에 집을 팔고 나갈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보다 싸게 산 사람들에 대한 분노보다 나중에 집을 팔고 나갈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빈집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지기 전에 분양을 끝내는 게 낫다는 입주민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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