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국내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보수적인 자금운영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국내기업의 보수적 자금운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픅면이 있지만 생산성 저하와 미래 성장잠재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12월 결산 비금융상장기업 1534개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04조3617억원으로, 2000년 말의 31조1751억원에 비해 3.35배로 늘어났다.
전체자산에서 현금성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5.5%에서 2009년 9.1%로 3.6%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비해 유형자산 증가속도는 매우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유형자산 규모는 395조원으로, 2000년말(285조4000억원) 대비 1.38배 수준에 불과하다.
유형자산 비중은 빠르게 줄어들어 2000년 50.1%에서 2009년 34.6%로 15.5%포인트나 감소했다.
보고서는 "우리기업들이 위험자산인 실물자산보다는 안전사잔인 금융자산 형태의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자금운용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 자금운용으로 우리 기업의 생산설비(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등)의 노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생산설비 평균 사용연수는 7.9년으로, 2000년의 3.9년에 비해 4년이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감가상각누계액을 총투자금액으로 나눈 노후화율은 2000년 35.5%에서 2009년 56%로 20.5%포인트나 높아졌다.
보고서는 "생산설비의 노후화는 기업 생산성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며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신사업 투자를 늘리는 등 자금 배분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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