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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한진칼 주총서 또 표대결
한진칼 '승기' 예상… 내년 본격 표대결 불가피
입력 : 2019-03-28 오후 6:59:21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한진그룹이 또 한번의 고비를 앞두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지난 26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 데 이어 오는 29일 한진칼 주총에선 정관변경과 석태수 대표이사의 연임 안건을 두고 표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번 한진칼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이사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과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 통과 여부다. 
 
한진칼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결정한 국민연금은 앞서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정관변경안을 제출했다. 사실상 조 회장의 등기이사직 박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회사 측엔 상당한 부담이다. 조 회장은 현재 총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정관변경 안건은 특별의결 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안건이 가결되면 조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에 이어 이사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016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한진칼 지분을 28.93%를 가지고 있어 당장 올해는 회사 측의 승리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을 기준으로 2대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10.71%)와 3대 주주 국민연금(7.34%) 지분을 합친 것보다 많다. 
 
석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관건이다.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이사, 상무를 거쳐 2008∼2013년 한진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3∼2017년 에는 한진해운 사장을 맡는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조 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이사 선임의 안건은 일반결의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이다. KCGI는 석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고 있지만, 역시나 조 회장의 우호지분과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따져보면 그대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ISS오 기업지배구조원도 석 대표의 재선임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전날 국민연금은 "(석 대표가)대표이사로서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한 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인지, 최근 제기됐던 주주제안의 감사 선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인지 명백하지 않다"며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한진칼의 자산총액은 2017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기록해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발생했다. 이에 회사는 주총 안건에 감사위원회 설치 관련 정관변경을 올렸다. KCGI는 이를 두고 "KCGI측 감사후보가 선임될 것에 대비해 회사가 일부러 단기차입금을 늘려 감사위원회 설치로 맞불을 놓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는 내년이다.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 유력시되지만, 2020년에는 조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로 본격적인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KCGI의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의 지분율은 10.71%지만, 현재 12.01%로 늘었다. 특수관계인은 엠마홀딩스 지분까지 합치면 총 14%에 달한다. KCGI가 향후 지분율을 계속해서 높인다면 치열한 표대결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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