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 임원 수가 사업부 실적에 따라 갈렸다. 무선사업부 임원 수는 9% 가까이 줄었지만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임원 수는 9% 이상 늘었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 실적이 좋지 못한 일부 사업부에서 임원 수가 10% 감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현실화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래 사업 관련 임원 수를 늘리면서 전체 임원 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3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8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임원은 1044명으로 1년 전인 2017년말 1049명보다 5명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임원 수가 지난해말 임원 인사에서 대폭 줄어 2000년대 수준인 1000명을 밑돌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으나 반도체 임원이 늘면서 실제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사업부에 따라 희비는 뚜렷하게 갈렸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무선사업부 임원이 대폭 축소됐다. 담당업무가 ‘무선’과 관련된 임원 수는 2017년말 기준 169명에서 지난해 3분기 16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54명으로 떨어졌다. 약 8.9%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말 기준 미등기임원에 신규 임원까지 포함한 목록을 기반으로 했다. 대표이사는 제외했다.
무선사업부의 임원 수 축소는 당해 연도 사업부별 실적 평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인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량은 3억4660만5000대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실적도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1조5100억원이었다.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지난해 인사 시즌을 앞두고 IM사업부가 ‘C 또는 D’등급을 받았다는 소문도 돌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5G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네트워크’ 사업부의 임원 수는 2017년말 28명에서 지난해 말 33명으로 늘렸다.
반면 지난해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 임원 수는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담당 임원은 2017년말 87명에서 지난해 95명으로 9.2% 늘었다. ‘시스템LSI’ 담당 임원은 37명에서 47명으로 올랐고, ‘파운드리’ 담당 임원도 39명에서 44명으로 증가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라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적이 좋지 못한 사업부를 위주로 임원을 축소할 수 있다는 업계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라면서 “올해는 갤럭시S10가 순항하고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하락하면서 또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