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는 10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삼미술)’이 상반기 지원할 44개 연구과제를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ICT 분야 17개로 연구비 617억원이 지원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글로벌 수준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과제 16개가 선정됐다. 유니스트(UNIST) 이자일 교수팀은 방사선이나 바이러스 등 다양한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 암치료제 개발에 활용가능한 기초기술을 연구하는 '크로마틴 구조에서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한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현대 입자물리학의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소립자의 한 종류인 강입자의 질량 측정'과 관련된 연구(연세대학교 이수형 교수)도 포함됐다. 이수형 교수팀은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대전에 설치된 라온 중이온가속기 등을 활용해 국내외 입자가속기 실험 연구자들과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플로어 이론을 이용한 사교기하학 연구와 천체역학으로 응용'이라는 연구 과제로 신청한 고등과학원(KIAS) 김준태 박사는 박사후(Post-Doc) 과정 연구자로서는 처음으로 연구책임자로 선정됐다.
소재기술 분야에서는 사회적 관심이 높은 환경 이슈와 관련된 과제 등 총 11개가 선정됐다. '멀티 오염물 제거 다기능 필터(멤브레인)' 연구(성균관대학교 정현석 교수)는 중금속, 유기물 등 다양한 수질 오염원을 한번에 정화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해 소형화가 가능한 수처리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농축수가 생기지 않는 담수화 기술' 관련 연구(한양대학교 곽노균 교수)는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 소금 재결정화 대신 고가의 합금을 합성하는 새로운 개념의 장치를 연구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면서 물이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AI, 머신러닝, 양자컴퓨터 등 미래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17개 과제를 선정했다. 연세대학교 유기준 교수팀은 입 주변과 성대의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피부 부착형 센서와 딥러닝 기반의 단어 변환 알고리즘을 개발해 청각·발화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한다.
'고민첩·고적응 로봇 메커니즘의 창의적 위상설계 기술' 연구(서울대학교 김윤영 교수)는 지금까지의 설계자의 직관에 의존해 수동으로 설계되던 로봇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시행착오 없이 정밀한 로봇을 자동으로 설계할 수 있어, 국내 로봇 산업 발전에 획기적으로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 김태현 교수팀은 '머신러닝을 통해 새로운 양자 알고리즘 개발과 하드웨어 최적화 연구'를 통해 차세대 컴퓨팅 기술인 양자컴퓨터 분야의 연구 저변을 확대하고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광명 박사팀은 '초소형 LED 뇌종양 치료 시스템' 연구에서 외과적 수술, 방사선 수술, 약물 치료 등이 어려운 뇌종양을 항암제와 약물 조절장치, 센서가 탑재된 LED를 삽입해 뇌종양을 정밀하게 치료하고 뇌혈관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연구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종료된 과제 중 성과가 우수하고 학술적으로나 산업적으로 큰 파급력이 기대되는 과제는 후속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는 고등과학원 강남규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함시현 교수 등 3개 과제가 후속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음두찬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상무는 "이번에 선정된 과제에는 AI, 5G, 로봇 등 미래 기술 연구뿐만 아니라, 난치병 치료를 돕는 연구나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과제도 다수 포함됐다"며 "향후 환경, 난치병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연구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