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이아경 기자] LG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 분야는 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차세대 배터리 등 신기술에 집중돼있다. 스타트업의 잠재력과 성장성이 입증되면 향후 공동 사업이나 인수 등을 통해 역량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11일 LG에 따르면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5G 시대의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해 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 어메이즈브이알(AmazeVR)에 200만달러(약 22억7700만원)를 투자했다. 어메이즈브이알은 카카오톡 출신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300여개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하고,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가상현실 영화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테크컨퍼런스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총 4억2500만달러(약 4800억원)를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기업 벤처 캐피탈(CVC)이다. 지난해 11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라이드셀 투자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개발 스타트업 메이 모빌리티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또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와 광학 필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옵토닷, 요리법 제공 및 식재료 배달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사이드쉐프, 모바일 분야 등에 대한 벤처투자 회사인 노틸러스 벤처 파트너스 등에도 투자했다. 이렇게 투자한 금액이 미국 스타트업에 대해서만 약 1900만달러(약 216억원)에 이른다.
계열사에서도 활발한 스타트업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엔젤 로보틱스를 시작으로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 로보스타 등에 투자하며 외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인공지능, 로봇 분야 등 미래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LG화학은 해외 스타트업과 배터리 신기술 발굴에 나섰다. 지난 10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더 배터리 챌린지(The Battery Challenge)’ 전략 발표회를 열고 스타트업 5곳을 최종 수상팀으로 선정했다. LG화학은 이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최대 총 200만달러(약 22억7700만원)의 지분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참가팀이 선보인 기술은 리튬메탈 전지 등 차세대 기술을 비롯해 배터리제어시스템(BMS), 공정과 품질 등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 등이다.
LG유플러스는 5G 관련 신사업을 발굴하는 ‘5G 이노베이션 랩’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400여개의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한다고 밝혔다. 5G 이노베이션 랩은 5G 서비스나 기술을 개발 중인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대상으로 5G 네트워크와 각종 기지국 장비, 디바이스 등을 지원해 연구 개발을 돕는 공간이다. LG유플러스가 준비 중인 기술 로드맵에 부합하는 업체에는 기술 검증부터 사업화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왕해나·이아경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