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냈던 증권사의 실적이 1분기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기대를 넘는 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492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34% 적지만 전분기보다는 800%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최근에는 증권사의 순이익이 현재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들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이 6108억원으로 예상치를 24.2%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5424억원, 5647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이 13조8000억원일 때 증권업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3.2%였는데 올해는 거래대금이 9조4000억원 수준에서 10%"라며 "실질적인 수익성은 작년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실적 개선 전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주의 상승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증시 반등으로 실적 개선 신호가 이어졌지만 증권사의 주가 상승폭은 지수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주요 증권사의 ROE가 작년과 유사한 7~12%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종목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국금융지주가 꼽힌다. 모든 부문의 경쟁력이 업계 선두권이고 기존 수익구조가 탄탄한 상황에서 부동산신탁 인가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투부동산신탁은 우수한 부동산 금융 상품 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와 다방 등 ICT 기업과 함께 기존 B2B 시장을 B2C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한국금융지주에게는 중장기 레버리지 확대 가능성이 마련된 것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요인"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사업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관련 기업금융 수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NH투자증권, IB부문 실적이 향상되고 있는 삼성증권도 관심 종목으로 거론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