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전기차 배터리 인력·기술 유출 문제를 둘러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LG화학이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 것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정당한 영업행위라고 반박하자, LG화학은 다시 입장문을 내고 "소송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핵심인력 빼가기로 주요기술을 유출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2일 SK이노베이션에 "회사의 2차전지 사업은 약 30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만약 후발업체가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손쉽게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해 국익훼손이 우려된다"고 표명한 것과 관련해선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동차전지 사업은 미국 등 해외 비중이 월등히 높아 소송을 미국서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또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채용하지 않았으면 외국으로 나갔을 가능성 크다는 주장에 대해 "외국으로 인력과 기술이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이고, 국내 업체에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는 주장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국내 업체간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제대로 된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외업체가 동일한 침해 행위를 했을 경우 이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면접 합격자에 한해 입사지원서에 팀원 실명을 기술하게 한다는 입장에 "이와 같은 해명은 LG화학이 확인한 입사지원 서류가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내용을 기술하게 한 것 자체가 핵심기술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해주는 내용이라고 판단된다"고 짚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참고자료를 통해 "프로젝트에 함께한 팀원 실명을 기술하는 것은 입사지원서 작성자 전부가 아닌 면접 합격자에 한해 요구되며, 경력 증명 서류 양식 중 대표적 양식"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면접 전후와는 무관하게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와 리더의 실명, 상세한 성과 내역을 기술해 개인 업무 및 협업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협업을 한 주요 연구 인력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어떤 업계에서도 절대 일상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 측은 "추가 입장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