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강세장'에 대한 불확실한 투자심리가 펀드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왔고, 덕분에 수익률도 견조하다. 하지만 불안한 투자자들은 대기성 자금과 안정형인 채권형 펀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2조18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익률은 8.3%로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움츠러들었던 증시가 회복되는 사이 투자자들은 환매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2600억원이 순유출됐다. 증시가 급락했던 시기인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4조7000억원이 순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자금 유출은 올 들어 심화된 것이다.
이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올해 들어 상승하면서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주식 ETF에서의 자금 유출 규모도 차익실현이 늘어난 데 따라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채권형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 선호는 강화되고 있다. 국내채권형 펀드로는 연초 이후 5조4000억원, 단기 대기성 자금인 MMF에는 23조3000억원이나 순유입됐다.
연초 이후 국내채권형 펀드와 MMF의 수익률은 각각 2.2%, 0.6%로 주식형 펀드에는 크게 못미쳤지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훨씬 우호적이다. MMF는 펀드시장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성격으로, 주로 펀드환매 자금이나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대기성 자금이 유입된다. 반대로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완화되면 설정액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해외 투자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3000억원이 순유출된 반면, 해외채권형 펀드엔 8000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수익률이 높았던 중국주식(-3600억), 북미주식(-1600억) 펀드의 설정액 감소폭이 컸다. 이 기간 수익률은 각각 29.1%, 18.5%였다. 17.2% 오른 글로벌주식형에서도 4800억원이 빠져나갔다.
김후정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상승세지만, 경기 고점에 대한 우려로 미국주식형 펀드 등의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