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LG생활건강이 '2019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CSR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뉴스토마토>가 한국CSR연구소와 공동기획해 13일 발표한 100대 상장기업 사회책임(CSR)지수 조사 결과, LG생활건강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CSR 지수는 사회(550점), 환경(250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200점)등 3개 부문을 합산,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총점 813.61을 획득한 LG생활건강은 사회부문에서 1위(465.17점), 환경부문에서 2위(194.44점)를 기록했다. 사회부문 평가지표에는 제품책임, 노동, 인권 등이 포함된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은 18위(154점)를 기록,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개 평가부문 중에서는 가장 아쉬웠다. 거버넌스 평가 지표는 지배구조등급, 이해관계자 평가지표는 사회창출가치(매출)·종업원(급여)·사회환원(기부금)·정부(법인세)·주주(주가상승률)를 포함한다.
LG생활건강 '후'의 궁중 브랜드로서 진정성을 보여주는 '왕후의 비밀전-후' 특별 전시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LG생활건강
SK텔레콤은 아쉽게 LG생활건강에 뒤졌다. 지난해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고, 총점 799.09를 받아 1위와의 격차도 14.52점으로 크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LG생활건강과는 달리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1위(190점)를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사회부문은 4위(445.21점), 환경부문은 19위(163.89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위 16위였던 삼성전기가 3위로 뛰어오른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총점 787.90의 삼성전기는 사회(5위), 환경(8위), 거버넌스·이해관계자(10위) 각 부문에서 골고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음으로는 SK하이닉스(4위·768.48점), LG전자(5위·767.98점), SK이노베이션(6위·761.79점), KT(7위·760.30점), 아모레퍼시픽(8위·753.10점), 현대모비스(9위·752.81점), KT&G(10위·752.63점)의 순이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총점 670.02로 28위에 그쳤다. 지난해에 10위에 턱걸이한 것에 비해서도 저조한 결과다. 환경부문 평가는 4위로 긍정적이었지만, 사회부문에서는 322.27점을 받아 79위로 밀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포스코나 네이버, 셀트리온도 시총 순위에 비해서는 낮은 38위, 80위, 87위에 그쳤다.
총점 하위권 중에는 민감한 이슈가 진행 중인 기업들이 포진돼 있다. 언론보도가 세부 지표에 포함되는 사회부문이 부진한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1년 사이 고의적 분식회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점 453.95로 100위에 머물렀다. 환경(63위), 거버넌스·이해관계자(58위)에 비해 사회(97위)부문이 특히 부진했다. 검찰은 최근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압수수색해 바닥에 은닉돼 있던 노트북과 서버 저장장치를 발견한 바 있다. 이 회사 보안 담당 직원은 증거 은폐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도 총점 528.11로 하위권인 91위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81위)에 비해 10계단 더 내려갔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사회부문에서 94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을 깐깐한 잣대로 감리하는 새 외감법(2018년 회계연도부터)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 분식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조원의 정책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민영화가 진행 중이다.
그룹사 중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LG와 SK그룹 선전이 두드러진다. 10위권 내에 LG, SK그룹에서 각각 2개, 3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다만 지난해에는 함께 10위권 순위였던 LG화학이 올해 16위에 랭크됐다.
부문별로 보면 사회부문에서 LG생활건강이 1위를 차지했고, 뷰티 양대기업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이 2위로 뒤따랐다.
환경부문은 건설사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대우건설이 197.22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사회(96위), 거버넌스·이해관계자(18위)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결과다. 대우건설에 이어 현대건설이 2위(LG생활건강 공동)에 기록됐다. 현대건설은 사회부문에서 최하위인 100위에 그쳤지만, 환경부문에서 약진하며 총점 6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은 통신사들이 상위권에 포진됐다. SK텔레콤이 1위, KT가 2위를 차지했다. 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동점으로 4위를 차지한 것도 특징적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