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사회책임은 경제력에 비례하지 않았다.
<뉴스토마토>가 창간 4년 특집기획으로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와 공동조사해 13일 발표한 '2019 100대 상장기업(시가총액 기준) CSR 지수'에서 LG생활건강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거버넌스(Governance) 등 ESG 성과를 측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수준에 대한 평가다.
시가총액 1위(10일 기준)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위권에 턱걸이했었지만, 올해는 28위까지 밀려났고, 시총 3위의 현대차는 30위권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26위). 셀트리온 역시 시총 규모는 4위지만, 사회책임 평가에서는 87위에 머물렀다.
지수는 제품책임· 노동·인권 등 사회부문, 환경부문(제조업·서비스업 구분),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등을 평가해 산정(지주·금융사 제외)했으며, 평가 시점은 지난해 말까지다.
지난 2015년 <뉴스토마토> 창간 당시의 조사에서 10위였던 LG생활건강은 2018년 조사에서 1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2년 연속 1위의 쾌거를 이뤘다. 창간 당시 조사에선 재무성과 등 경제력 수치가 반영됐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사회책임의 본질에 집중하고자 재무성과를 뺐고 순위에 변동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가에서 10위에 그친 데 이어 올해는 28위로 밀려났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비해선 4단계 오른 26위였지만, 여전히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총 기준으로는 12위이나 CSR지수는 전체 100위로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재계순위 5위의 대기업집단인 롯데도 56위에 롯데케미칼이, 74위에 롯데쇼핑이 오른 게 고작이었다.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뛴 SK텔레콤,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한 삼성전기의 활약은 눈여겨 볼 만하다.
LG그룹은 생활건강에 이어 LG전자(5위), LG디스플레이(15위), LG화학(16위)까지 사회책임지수에서 두각을 보였다. 2위에 SK텔레콤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들이 4~6위에 연달아 오른 SK그룹 역시 선두권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밖에 7위 KT, 8위 아모레퍼시픽, 9위 현대모비스, 10위 KT&G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현대차는 26위에 머물렀지만, 현대모비스가 9위에 올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존심을 지켰다.
부문별로는 사회부문에 LG생활건강, 환경부문에 대우건설, 거버넌스·이해관계자에 SK텔레콤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종합 상위권에 랭크된 LG생활건강이나 SK텔레콤과 달리, 사회부문에서 96위에 그치며 종합순위 51위에 만족해야 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시대다. 시대적 변화에 맞춰 사회책임이 따라주지 못하면 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양상이다. 반대로 경제 순위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사회책임이 준수한 기업은 기회를 얻고 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