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강남지역 청약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 대출문턱까지 높아지면서 '강남불패'였던 분양시장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올해 강남권에서 처음 청약을 진행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서초구 방배동은 '방배그랑자이'로 강남권 예비 청약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네다. 이곳의 분양 성적표가 앞으로 진행될 강남권 분양 흥행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다.
아파트 청약과 함께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후끈 달아오른 방배동을 21일 방문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방배역 1번출구 쪽에 밀집된 공인중개사무소들은 분주해 보였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기 방배그랑자이 말고도 '과천자이', '이수 더 프레티움' 분양이 있어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는 방배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지난 9일 치러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부고속도로 서초IC, 남부순환도로와 연계돼 있고 인근엔 우면산, 서리풀공원, 매봉재산 등의 숲세권 환경을 자랑한다.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도서관, 한가람미술관도 인접해 있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은 도보권이지만, 2번출구를 나서 경사진 길을 따라 10분여를 걸어야 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
방배역 2번 출구에서 경사진 길을 따라 10분여를 걸으면 우측에 '방배그랑자이' 건설 현장이 있다. 접근이 용이한 서초 IC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사진/김보선 기자
방배동은 최근 서리풀터널 개통(4월22일 개통)이라는 호재를 만났다. 강남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초대로는 이수역사거리~강남역사거리 총 3.8km를 연결하는 왕복 8차선 도로인데, 서리풀터널은 방배동 내방역에서 서초동 서초역을 왕복 6~8차로로 관통한다.
분양을 진행한 GS건설은 이로 인해 강남 중심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방배동의 가치도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헤란로까지 직행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돼 강남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크게 좋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1년 반만에 강남3구 아파트 분양에서 청약가점 30점대 당첨자(36점)가 나왔다는 사실은 움츠러든 지금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듯하다. 앞선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최저 당첨가점(48점)보다도 12점이나 낮았다. 청약통장이 가장 많이 몰린 전용면적 59㎡형의 최저 당첨가점도 48점에 불과했다. 그나마 평형대별 가점 중에서는 제일 높은 점수다.
분양가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59㎡형 77가구, 74㎡형 53가구 84㎡형 126가구로 구성되는데, 3.3㎡당 분양가는 4687만원으로 전 평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을 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59㎡형이 10억~12억원, 84㎡형은 13억~17억원대에 달한다.
인근 분양도 분위기 파악에 돌입했다. 대우건설이 동작구 사당동에 짓는 재건축단지인 '이수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지난 3일 예정됐던 견본주택 오픈을 연기한 상태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하면 '로또당첨'을 얘기할 수준은 못 돼 보인다. '방배그랑자이' 분양가는 지난해 11월 인근 서초동에 분양한 '래미안 리더스원'(우성1차 재건축) 분양가(3.3㎡당 4489만원)보다 비싸다. 또 지난해 10월에 입주한 '방배아트자이' 전용 84㎡가 이달 13억8000만원에 거래(국토부 실거래가 기준)된 상태다.
지난 4월22일 개통한 서리풀터널 내방역측 입구. 사진/서울시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