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며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하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경제지표 부진 등에도 경기를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에 일단 무게가 실리자 증권가는 궁극적으로 4분기는 돼야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31일 열린 한국은행(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대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에 채권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시장에서는 4월 금통위 이후 격화된 미중 관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기관들이 올해 국내 성장률을 한은 전망치(2.5%)보다 낮춘 점 등을 고려해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추가 경정예산 같은 재정정책 쪽에 우선 순위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금리가 인하될 수 있는 시기는 4분기일 것이란 기존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이미 높아진 기준금리 이하 기대와 실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의 차이를 감안할 때, 최근 가파르게 낮아진 금리로 인해 공격적인 채권 매수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시 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로서는 대외적으로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시장 기대보다는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인하가 시행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시점은 올해 4분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한은의 인하 시행 시기와 관계없이 국내 채권시장은 꾸준히 기대감을 반영하며 낮은 수준을 유지할 걸로 본다. 미중 무역분쟁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한 금리가 의미있게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레벨부담과 지나친 하락에 대한 차익실현 등이 맞물리며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금리인하 시기를 4분기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금리인하 시기가 이 보다 빠를 걸로 내다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한 점을 감안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을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한 번의 금리인하를 반영할 경우 국고3년과 10년의 하단은 각각 1.50%, 1.65%로 예상하며, 만약 미국이 3000억달러 중국수입에 25% 관세를 실제로 부과한다면 국고10년은 미 10년 금리의 추가하락을 반영해 하단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