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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어 멕시코에도 관세 폭탄 예고…현지 국내 업체 ‘초긴장’
완성차·전자업체,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제품 가격경쟁력 하락 불가피
입력 : 2019-06-06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미국 정부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둔 국내 업체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 25%의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멕시코에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포스코 등 약 200개의 한국 기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를 근거로 10일(현지시간)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멕시코 정부가 적극적으로 불법 이민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관세는 7월부터 10월까지 매달 5%씩 올라간다. 최대 25%의 관세가 영구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
 
 
 
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 기업들은 당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인해 무관세로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할 수 있는 이점과 저렴한 인건비 등을 고려해 앞 다투어 멕시코에 생산법인을 설립했지만 이제는 관세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는 관세에 가장 민감한 분야다. 미국은 연간 1000억달러(117조원) 규모의 자동차를 멕시코로부터 수출하고 있다. 기아차는 누에보 레온 주 페스케리아 시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2016년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당시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등 부품 협력사 10여 곳도 멕시코에 동반 진출했다. 기아차는 현재 페스케리아 공장서 리오 세단과 해치백, 포르테, 현대차 액센트 세단·해치백 등 5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 멕시코 생산법인은 지난해에 29만4600대를 생산해 약 48%에 해당하는 14만1800여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관세가 5% 오를 때마다 멕시코 법인의 순이익은 10억원 감소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TV 물량 대부분을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LG전자 역시 멕시코 레이노사에서 미국에서 판매하는 TV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고, 멕시칼리에서는 냉장고 등 생활가전을 제조해 30%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북미 시장은 양사에게 지역별 매출 순위 1·2위를 다투는 중요한 시장이다.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현지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가격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전체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무관세, 인건비 등을 이유로 멕시코에서 많은 물량을 생산해왔기 때문에 실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자동차 강판 공장 4곳을 운영하며 내수판매에 주력하는 포스코도 긴장감이 높아지기는 마찬가지다. 포스코는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비중이 작지만 대미 수출 관세가 올라간다면 가장 큰 수요처인 멕시코 자동차 업황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수요 확대로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효성·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화학 업체들도 이번 관세 부과 방침 소식을 접하고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체제에서 관세 이슈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처하자는 분위기”라면서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면 현지 시장의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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