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민연금이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장 기업, 사모펀드, 혁신분야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금융투자업계와 정례화된 협업채널을 구축하는 등 동반성장에 협력한다.
27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서 열린 국민연금과 금투협 간 동반성장 간담회에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로서 금융투자사업이 성장하는 데 직간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금융투자업계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국민연금의 자본시장 투자확대를 위해 모험자본투자, 해외대체투자, 국내 헤지펀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데 협력한다.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기반 마련을 위해 비상장사, 사모펀드, 혁신분야 투자를 늘리는 방안이다. 또 해외 대체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민연금의 역량을 높이는 데도 자본시장 노하우를 접목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딜 소싱, 운용역량, 자금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양 기관이 정보를 교류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헤지펀드 투자도 확대될 지 주목된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도입 이후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민연금 역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이에 대한 투자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7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과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금투협
이날 간담회에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이재균 삼천리자산운용 대표,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등 업계 관계자 20여명이 함께 참석했다.
금투업권에 대해서는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 대차풀 운영을 시범 위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수탁은행에 보관 중인 국민연금 보유 해외증권에 대해 대여체결을 중개할 수 있는 권한을 국내 증권사에 부여하는 방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해외주식(아시아 주식), 해외채권(선진국 국채), 패시브 투자, 재간접 등 경쟁력이 검증된 분야에 대해서는 해외 위탁운용을 할 때 국내 운용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3대 공적연기금으로, 1분기말 기준 기금 규모가 675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109조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7%에 달하는 규모다.
주식 운용 성과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5.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증시 불안으로 인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0.92%)에 머물렀다. 국민연금이 발표한 '2020~2024년 중기자산 배분안'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은 연 5.3%로 정했다.
2020년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 13.0%다. 이 비중은 5년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 2024년까지 국내주식 15%, 해외주식 30%, 국내채권 30%, 해외채권 10%, 대체투자 15% 내외로 조정할 예정이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저성장, 고령화시대에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국민재산 증식은 자본시장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업계가 대형화, 차별화, 글로벌화 등의 과정을 거쳤는데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