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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달러화예금에 뭉칫돈 몰린다…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영향
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 7월 달러예금 350억…1년 새 4%↑
입력 : 2019-08-06 오후 3:20:3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경제 갈등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금(金)과 달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가 3년 여 만에 19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 또한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대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침에 따라 뭉칫돈이 안전자산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지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위안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350억3885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336억7994만 달러에 비해 4.03%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71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9% 뛰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5.23%, 7.68% 확대된 84억8089만 달러, 65억6896만 달러로 조사됐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예금 잔액이 가장 많았지만, 작년 7월(142억1700만 달러)과 비교해 유일하게 감소했다. 지난달 KEB하나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27억9900만 달러다.
 
은행권의 외화 예금 잔액 증가 배경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지난달 초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발표한데 이어 최근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더욱이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위안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파장도 예상되고 있다.
 
결국 달러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뭉칫돈이 은행으로 유입된 셈이다. 금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5만7210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보다 3.25%, 1년 전(4만4130원) 보다 29.63% 오른 것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와 국내 금값 상승률이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일부 은행에서는 골드바 판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실제 국민은행은 최근 제조사의 공급 부족 문제로 골드바 10G 판매를 중단했으며, 골드바 100g만 판매를 재개한 상태다. 농협은행의 경우 저중량 골드바 수요 급증으로 100g골드바와 10g골드바 배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은행 영업점 창구에 자산관리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PB센터 등을 중심으로 달러 구매와 골드바 매수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으로 국내 경기가 불안하고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비교적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나 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패권전쟁 심화, 유로 체제 문제 등으로 불확실성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 고점은 장단기 표준편차와 평균값을 사용한 밴드 등을 감안했을 때 1225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달러가 단기 급등한 만큼,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은행 다른 관계자는 “금이나 달러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달러의 경우 최근 갑자기 올랐기 때문에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게 리밸런싱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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