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접어서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5일 열린 체험행사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머릿속에만 있던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세계 최초의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럭시 폴드를 직접 만져보고 느낀 것은 단순히 ‘신기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생활을 바꿔놓을 제품’이라는 점이다.
가장 큰 장점은 화면의 확장성이다. 접었을 때는 4.6형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한 손으로 통화나 문자 등 기존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그대로 할 수 있었다. 펼쳤을 때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디스플레이로 고화질 영상이나 게임, 프레젠테이션 등을 보다 큰 화면으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주로 영상을 감상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일 것 같았다. 카메라를 사용할 때도 화면이 넓어진 덕분에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삼성 갤럭시 폴드 외관 디자인.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도 실행 중인 작업에는 끊김이 없었다. 특정 장소를 검색하기 위해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스마트폰을 펼치면 보던 지도가 종이를 펴듯 넓게 펼쳐졌다. 스마트폰이 펼쳐진 상태에서는 한 화면을 3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왼쪽의 큰 화면 하나와 오른쪽 위·아래로 두 개의 작은 화면이 펼쳐졌다. 작업을 더 추가하고 싶을 경우에는 화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밀어서 최대 8개의 앱까지 활성화 시킬 수 있었다. 앱 화면의 크기 조절은 물론 앱 간의 위치 이동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접힌 형태라 다소 투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했다. 두께는 접었을 때 최대 17.1㎜, 펼쳤을 때 최대 7.6㎜다. 특히 접었을 때 가로길이 62.8㎜로 슬림해 여성 사용자 손 안에도 쏙 들어올 정도였다. 펼쳤을 때는 양쪽의 배터리 등 스마트폰 부품의 무게를 균일하게 설계해 안정감을 줬다. 화면이 큰 만큼 무게가 276g으로 무겁긴 했지만 사용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한 손으로 휴대폰을 잡았을 때 엄지가 닿는 자리에 지문센서가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지문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었다. 완전히 펼쳤을 때는 마치 태블릿 같은 통일감이 있었다. 화면 가운데 접히는 부분에 생기는 선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콘텐츠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수없이 접고 펼쳤을 때 문제가 없는지 여부였다. 지난 4월 선보인 버전은 접히는 부분(힌지) 노출로 인해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미세한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가 고장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힌지 상하단에 보호캡 등을 추가 적용해 외부 이물질 유입을 차단했다. 당초 사용자들이 보호막을 떼어내는 문제가 있었던 만큼 화면 보호막은 베젤 안으로 완전히 밀어 넣어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게 했다. 외부에 드러나는 힌지 뒷부분도 가파르게 마감해 접고 펼 때 힌지와 본체 사이 틈을 최대한 줄였다.
갤럭시 폴드를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정교한 이중 구조 힌지를 적용해 5년 동안 20만번 접고 펼쳐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 내구성을 갖췄다. 스마트폰을 열고 닫을 때 힌지부분 내부의 톱니바퀴와 화면 가장자리 양쪽에 자석이 작동되면서 책을 닫고 펼치듯이 쉽게 열고 닫을 수 있었다. 다만, 전체 크기가 큰 만큼 여성 사용자는 한 손으로 접고 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가격은 239만8000원으로 다소 부담되는 수준이다. 물량도 연말까지 2만대 수준인 ‘한정판’이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기를 사용해보고 싶은 얼리어답터라면 욕심나는 제품임은 분명하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