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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면파업" vs "생산물량 해외 이전"…한국GM 노사 대립 팽팽
조합원 1만여명 2002년 후 첫 파업 돌입…물량 생산 차질 불가피
입력 : 2019-09-09 오후 3:53:1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추석을 앞두고 파업에 돌입하며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 인상 등을 양보했기 때문에 올해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측도 생산 물량 해외 이전 등의 카드를 내밀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9일부터 추석 연휴 전인 11일까지 전면파업에 나선다. 노조에 따르면 파업 규모는 한국지엠 소속 조합원 8000여명에 연구개발(R&D)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조합원 2000여명을 더한 1만여명이다.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제너럴모터스(GM)가 2002년 회사를 인수한 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1만대 물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부평공장, 창원공장 시간당 생산량을 더한 수치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회사에 제시했다. 또 부평 2공장 신차 투입 계획도 요구하고 있다.
 
9일 파업으로 멈춘 부평공장 생산라인. 사진/한국지엠 노조
 
노조는 지난해 경영난으로 3000명이 희망퇴직했으며 임금이 동결되고 복리후생 항목도 축소해 사측이 수익성을 개선했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한국지엠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올해 4월 평균 167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기 때문에 노조원들도 성과급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임금뿐 아니라 장기적인 발전 전망과 신차 투입 계획"이라며 "회사는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 신차 배정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정리해고와 군산공장 폐쇄를 겪었기 때문에 부평 2공장 직원들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추석 이후에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 여부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한국지엠 사측은 적자가 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판매 부진으로 인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누적적자는 4조원에 달한다.
 
내수시장 판매량도 감소세다. 올해 1~8월까지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물량은 4만8763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2%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보다 판매량이 부진하다.
 
이에 한국지엠 경영진들도 노조가 상생을 위해 양보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 부문 사장은 "한국지엠의 파업이 계속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해외로 물량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지난 4일 열린 트래버스 출시 행사에서 "회사가 노조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는 약속을 지켜 함께 견고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적자 심화로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을 논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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