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그 동안 자사 제품 위주로 적용해왔던 인공지능(AI) 플랫폼 씽큐를 다른 회사 제품에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생태계 조성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찾아갈 방침이다.”
LG전자가 9일 서울 양재동 서초 R&D센터에서 자사의 AI 플랫폼 씽큐 개발자회의를 열고 생태계 확장에 대한 비전을 이 같이 밝혔다. LG전자는 음성인식 기술을 우선 공개한 후 비전, 감정 인식 등 다른 기술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외부 개발자들을 비롯해 30여명 정도의 참석자가 자리를 채웠다.
외부에 첫 공개된 씽큐 플랫폼 샤모닉스. 그림/LG전자
LG전자는 지난 2일 개발자들을 위한 웹사이트에 씽큐 플랫폼 개발자 도구 씽큐AI 3.0(샤모닉스)을 외부에 공개했다. 2017년 12월 처음으로 씽큐AI 1.0(아토차)를 내놓으며 플랫폼 발굴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리눅스 기반이었지만 2.0(베네딕탱)으로 와서는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확장했다. 현대자동차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용하는 성과도 얻었다. 이번에 공개된 3.0은 한 단계 진화해 사용할수록 고객 맞춤형으로 진화하도록 만들어졌다. 각 버전은 오래된 기차역의 이름을 사용했는데 가장 기본에서 글로벌 지향을 시작하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아직까지 지원 언어가 한국어와 영어 정도다. 지원 기능도 시간, 날짜, 사물인터넷(IoT) 수준이라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로 현장에서 시연자가 씽큐에게 “하이 엘지, 샌프란시스코 시간 알려줘”라고 말하자 “현재 시각은 2019년 9월8일 일요일 오후 10시40분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기기 제어는 제품을 켜고 끄는 수준이지만 향후에는 비전, 감정 인식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가 방점을 찍은 부분은 ‘개방성’이다. 자사의 플랫폼을 타사에 적용하는 길을 열어뒀을 뿐만 아니라 타사의 플랫폼과도 얼마든지 협업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타사와도 AI 서비스를 합작해서 범용 서비스를 클라우드 통해서 제공할 것”이라면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서비스를 모니터링하고 용량 통계, 응답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과제도 산적하다. LG전자 씽큐는 구글의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등과 비교해 후발 주자다. LG전자 제품에도 씽큐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모두 탑재돼 있어 “하이 엘지”보다는 “오케이 구글”로 제어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 언어, 서비스 확장은 물론 파트너를 모으는 일도 남아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씽큐 플랫폼의 장점에 대해 “한국어에 특화돼있어 한국어 명령을 잘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음성 서버들을 더 쉽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