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신림동에서 한 여성의 뒤를 쫓아 집안까지 들어가려고 시도했던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주거침입만 유죄로 인정하고 강간미수 혐의는 무죄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김연학)는 1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유죄로 판단하고 청구한 보호관찰 명령은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5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 정보 고지 명령 등을 요청했다.
신림동에서 주거침입을 시도한 조모씨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사진은 조씨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조씨가 이른 아침 피해자 주거지까지 따라 들어가려 한 점, 과거에 길 가던 여성을 강제 추행했던 것처럼 술 취한 피해자를 뒤따라가다가 모자를 꺼내 쓴 점 등에 비추면 강간의 의도로 행동했다는 의심이 전혀 안 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가 엘리베이터 내에서 술 한 잔 하자고 말을 거는 것을 인식 못 하거나 기억 못 할 가능성도 있어 피해자에게 말을 걸기 위해 따라갔다는 조씨 주장을 전혀 배척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조씨가 피해자 주거지에 들어가려고 한 것만으로 강간 의도가 증명됐거나 강간 의도를 추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강간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주거에 침입했을 목적을 배제하기 어려워 법률상 강간 고의를 특정해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죄로 판단한 주거침입에 대해서는 "피해자 주거의 평온을 해치면서 성범죄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야기한 사실만으로도 조씨를 엄히 처벌할 수밖에 없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조씨는 지난 5월28일 오전 6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원룸에 사는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10분 이상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집에 침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조씨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