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를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일염) 심리로 24일 진행된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이사장에게 1심 구형과 마찬가지로 3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벌금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이 전 이사장. 사진/뉴시스
변호인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 "전체적으로 다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이 사건 때문에 걱정하고 불편해하시는 분들께 사죄를 드리며 과정에서 회사 사람들이 조사를 받는 등 힘들어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에 있어서 구체적인 지침을 하달하고 불법적으로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불법성을 알지 못한 상태였고 불법이라는 것을 보고받은 후에는 즉시 귀국시켰다"면서 "보수와 관련한 부분에 있어서도 회사가 지급한 것이 아닌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지급했고 아시아 전체 기준으로 절대 낮지 않고 최고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이사장에 대해 18번의 압수수색 등 사정기관의 전 방위적인 조사가 있었고 포토라인에서 국민들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조양호 회장의 건강이 악화돼 지난 4월 돌아가시기까지 했으며 가정이 풍비박산 난 개인적인 사정도 고려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벌금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이 전 이사장. 사진/뉴시스
이 전 이사장은 "모든 일이 저의 잘못으로 비롯됐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남편의 보호 아래 어미로써 살면서 어떤 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했는지 물어봐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염치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남편을 잃고 잠도 잘 자지 못하는 제게 선처를 해주신다면 그 은혜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인 6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초청해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이들의 지시를 받아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선발하고, 일반 연수생 비자를 발급받아 위장 입국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벌금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이 전 이사장. 사진/뉴시스
1심은 지난 7월2일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검찰은 이 전 이사장 결심 공판에서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지만, 이보다 높은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4일에 내려진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