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신작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 출시를 전후로 뒷걸음질하고 있다. 게임 출시 기대감이란 모멘텀이 사라진 데다 공격적인 과금체계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매출이 예상보다 높을 경우 주가가 한 단계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9일 전날보다 6000원(1.2%) 내린 4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리니지2M 출시 직전일을 포함해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올해 초 40만원 초반으로 저점을 형성했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출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타면서 지난달 19일 56만30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뒤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리니지2M이 흥행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리니지2M은 국내 최대 사전예약자 수 738만명을 기록했고 출시 직후부터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고점과 비교해 10% 넘게 하락했는데 출시 전후 기대감 소멸과 공격적인 과금체계로 라이트 유저의 게임 진입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2017년 리니지M 출시 전후에도 주가는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출시 전후 부진한 주가 흐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란 설명이다. 전망도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에 무게가 실린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이 27일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뉴시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리니지M 출시 이후 12배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리니지M의 매출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주가가 이 정도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출처 다변화에 따른 프리미엄을 부여하면 PER 15배 수준인 50만원 이하에서는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45만원 전후에선 저점매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역사적 평균 PER을 적용할 때 주가 바닥이 49만원이라고 분석했다. 리니지2M 출시 전후로 하락세를 타면서 매력적인 가격대에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
현재의 주가 부진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건 흥행의 정도인데 리니지2M의 성과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거나 기대를 웃돌면 리레이팅이 예상된다"며 "변동성 증가로 인한 단기 주가 하락 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리니지2M의 하루 매출은 올해 4분기 30억~40억원 수준이고 내년은 20억원 안팎이다. 리니지M은 출시 초 100억원가량을 기록했고 첫 달 80억원, 이후 20억원 정도를 보였다.
리니지2M 해외 출시도 주가를 이끌 수 있는 재료로 꼽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 국내 서비스 안정화 후 내년 하반기에는 일본, 대만 등 글로벌 진출이 예정돼 있고 아이온2도 개발 완성 단계라 내년 하반기를 앞두고 투자 모멘텀도 다시 한번 강화될 것"이라며 "리니지2M의 해외지역 인기를 생각하면 글로벌 매출이 국내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니지2M의 흥행으로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리니지2M의 흥행에 따른 실적 성장과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적어도 60만원대 중반, 높으면 70만원 중반대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목표가가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으로 75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현대차증권 등의 목표가도 70만원 이상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은 첫 12개월간 961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이 추정치에 근접한다면 2017년 리니지M이 출시됐던 때처럼 결국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