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내년도 사업 구상을 마무리 중인 허인 국민은행장이 2020년 역점사업과 관련, "글로벌 '캐피탈 마켓'쪽에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금처럼 인수합병 위주 영업이나 2선 창구 느낌의 전통적인 예대 비즈니스, 백업 비즈니스에 은행이 머물러서는 곤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존 비즈니스(국내 영업)도 잘해야겠지만 그 부분보다 경쟁 은행 대비 약한 부분이기도 한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첫째"라고 재차 강조했다. 허 행장은 호실적으로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내년11월까지 행장 재선임이 결정됐다.
그의 지적처럼 국민은행은 전체 수익대비 해외수익 비중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고, 그 규모도 적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EB하나은행이 7.48%로 가장 높고, 신한은행이 6.98%, 우리은행 5.39%, 국민은행 1.57% 순이다. 이 기간 해외수익 규모도 KEB하나은행이 1조9889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 9392억원, 우리 6555억원, 국민 1818억원이다.
허 행장이 업권 내부에서도 생소한 '캐피탈 마켓'을 주된 글로벌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영업 비중에 비춰 타행과 다른 경쟁력 드러내기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 인도 구루그람지점을 내며 캐피탈마켓팀 운영을 통해 대고객 FX 및 파생상품 세일즈 등 자본시장 업무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캐피탈, WM(자산관리), IB(투자금융) 등을 한국시장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면서 "사실 이들이 공통으로 묶는 화두도 글로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인수합병을 통한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 대신 "지켜봐달라고"며 자신감을 비쳤다.
앞서 국민은행은 16일 '리브 엠(Liiv M)'로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MVNO) 진출을 알렸다. 허 행장은 "(리브 엠) 판매량·수익성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쌓인 데이터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금융혁신의 핵심은 데이터 융합이니만큼 이를 꾸준하게 기다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설적으로 그런 의미에서 모수가 너무 작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목표 고객 수(100만명)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인력 활용 등 사회적 이슈로 지적되는 내용에 대해는 "인재풀이 넓어져야 남녀 성비율에 의미가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구성 확대를 위해 본부 기준으로 팀원급 30%, 팀장급 20%, 부장·지점장급 이상은 10% 수준으로 여성비율을 맞추고 있다. 지금 지점장, 본부 부장급 임원은 10% 비율 훨씬 초과"라고 말했다.
허 행장은 올해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평균 7~8bp(100bp=1%) 감소하는 등 내년도 은행산업이 어렵다는 전망이 많지만 당장에 은행 수익규모가 줄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처럼 고객이 은행을 믿고 투자를 했는데 손해를 보는 일이 발행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 사진/국민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