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오픈뱅킹' 서비스가 공식 출범 이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첫 이용시 계좌정보 등록 등 다소 번거로움은 있으나, 익숙해지면 이체·조회·관리 등 놀라울 정도로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은행별로 각 특장점을 극대화한 '킬러콘텐츠'를 구사하고 있는 만큼 두루 사용해보면서 자신과 맞는 은행을 찾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거리다.
먼저 오픈뱅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코자 하는 은행 앱에 타행 계좌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씨티은행,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16개 은행 앱에서 타행 계좌 등록 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기자가 주로 사용하는 국민은행 'KB스타뱅킹'의 경우 '다른은행' 카테고리에서 '계좌등록'을 누르면 '한 번에 불러오기'와 '직접 입력하기' 메뉴가 떠 등록할 수 있다. 전 계좌 일괄 등록(한 번에 불러오기) 또는 개별 등록(직접 인력하기) 여부에 따라 선택해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타행 앱도 비슷한 과정으로 3분가량 투자하면 계좌 등록을 마무리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정식 출범에 앞서 '계좌 숨기기', '계좌별명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오픈뱅킹으로 모인 여러 계좌들을 관리하고 편집하는 기능을 강화한 모습이다. 오픈뱅킹으로 타행 계좌를 등록하면 우측에 점 세 개로 표시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누르면 △잔액 모으기 △계좌 숨기기 △계좌별명 관리 등이 있는 메뉴바가 올라온다. 계좌 숨기기는 오픈뱅킹으로 등록된 타행 계좌를 숨겨주는 '스텔스' 기능이다. 한번 감춰지면 '전체메뉴'에서 '숨긴 계좌 관리'에 들어가 기능 해제를 해야 이체·조회가 가능해진다. 다만 일련의 과정은 직관성이 떨어져 고객 스스로가 이를 인지하고 사용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신한은행 'SOL'은 이체 편의에 더 신경을 쓰고 변화했다. 손가락 끌기(드래기)만으로 타행 간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했다. '전체계좌조회'에서 '타행계좌'를 선택하면 오픈뱅킹 창이 뜬다. 계좌 잔액 하단의 파란색 버튼을 누르면 계좌가 활성화되고 이를 이체할 계좌로 옮기면 본인인증 후 잔액이 옮겨간다. 신한은행 계좌를 SOL앱에서 분리하는 시도도 눈에 띈다. 대표계좌 등록 메뉴로 아예 타행 계좌만을 홈화면에 나타낼 수 있다. 주거래 은행 구분이 모호해지자 SOL이 단순히 자행만의 앱이 아닌 금융 플랫폼이란 점을 강조하는 듯하다.
신한은행이 열린 플랫폼을 강조했다면 농협은행은 자기 은행으로 고객을 끄는 구성이다. 홈화면 '다른계좌' 카테고리에서 '오픈뱅킹'으로 이동하면 △계좌조회 △충전 △이체 △모바일 ATM 등 메뉴가 나타난다. 특히 충전은 타행 계좌 잔액을 농협은행으로 옮기는 것으로, 농협은행은 이번 정식오픈과 함께 이 기능을 확장했다. 예컨대 예·적금 등 새 상품 가입 시 농협은행 계좌 잔액이 부족하다면 충전버튼을 눌러 타행계좌에서 잔액을 충전해 금융상품 가입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향후 농협상호금융도 오픈뱅킹에 참가하는 만큼 '집토끼' 지키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3분 대출'로 좋은 고객 반응을 이끈 KEB하나은행은 오픈뱅킹에도 이를 핵심 콘텐츠로 내세웠다. '3분 대출 갈아타기'는 타행에서 받은 대출을 하나원큐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오픈뱅킹으로 타행 대출 조회를 후 '하나원큐신용대출'에서 한도조회, 대환대출을 실행하면 이용 가능하다. 타행 상환이 없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신청 후 1회 지점을 방문, 다른 은행 대출을 갚으면 절차가 끝난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가 가능한 '오픈파이낸스'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뱅킹은 지난 10월30일 10개 은행부터 시범서비스를 실시해 전면시행 전 고객인지도 제고 및 준비사항 점검·보완을 진행했다. 이달 17일까지 315만명이 오픈뱅킹에 가입하고 773만 계좌를 등록했다. 가입자당 평균 2.5개 계좌를 등록한 셈이다.
오픈뱅킹은 데이터3법 개정안 국회 계류 등 확장성에 우려가 있었으나, 은행들은 특색 있는 서비스를 내며 경쟁 확대를 이끄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사들도 본격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더치페이, 환전, 통합자산관리, 간편결제 충전, 지능형 납부일 관리 등 금융사별 특화서비스 출시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일 '오픈뱅킹' 서비스가 정식 출범에 따라 은행들이 저마다의 '킬러 콘텐츠'를 내고 색깔내기에 돌입하고 있다. 한 고객이 은행 앱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부산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