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강명연·백주아 기자] 전문가들은 우리 노동시장의 허리인 40대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근본 원인은 국내 주력 산업의 붕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전통 제조업과 건설업 등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이들 산업에 근무했던 40대의 상당수가 결국 취업 시장으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뉴스토마토>가 22일 경제 전문가들의 고용시장 진단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 주로 제조업과 건설업을 떠받치던 핵심 연령대가 40대인데 해당 업종의 침체가 심화되면서 이들이 고용시장으로 내몰린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일자리 전선에서 이탈하는 이들의 수가 급증한 반면 새롭게 편입되는 취업자는 미미해 전체적으로 40대 고용난이 갈수록 어려워졌다는 내용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40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주요 산업 산업이 흔들린다는 얘기"라며 "지표가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노동시장 주력층인 3040대 일자리 증가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전체 취업자 수는 4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세를 보였지만 40대 고용률과 취업자 수는 각각 22개월, 49개월 연속 내리막을 기록했다. 김주섭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제조업 경쟁력을 높여서 경기를 부양시키는 게 정공법이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도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향후 극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최 교수는 "수출 주력산업이 중국과 경합하고 있고, 기존시장은 포화돼 핵심 산업이 정체 상태"라며 "주력 산업들이 성숙단계에 달해 신규 시장 개척 없이는 지금과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제조업 같은 일부 업황의 부진보다 일자리 안전성이 떨어지면서 지금의 고용한파가 불어 닥쳤다고 지적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대기업에서 최근 30대 희망퇴직까지 받는데 고용유지율이 하락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강명연·백주아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