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 용산공원이 남산과 한강의 녹지 축을 연결하고, 용산공원 남측과 북측의 접근성을 높여 당초 계획보다 더 넓어진 형태로 돌아온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미군 기지 내 일부 시설을 시민들에게 순차적으로 개방한다.
정부는 23일 제1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으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임명하고 용산공원 조성을 위한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홍준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회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용산공원 경계를 확장하기 위한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주한미군 기지 전경. 사진/뉴시스
우선 정부는 용산공원을 기존 243만㎡보다 60만㎡ 늘어난 약 303만㎡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만㎡)보다 큰 규모로 용산공원 북단의 옛 방위사업청 부지(7만3000㎡)와 군인아파트 부지(4만4000㎡)가 용산공원 경계 내로 편입되고, 용산기지 인근 국립중앙박물관(29만5000㎡), 전쟁기념관(11만6000㎡), 용산가족공원(7만6000㎡)도 공원 구역으로 들어온다.
구체적인 조성계획은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추진위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조경·환경·건축·역사 등 분야별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세부 실행계획안을 보완하고, 하반기 대국민 토론회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1년 6월 국민 참여단을 구성해 실행계획을 최종 확정한다.
1986년 미군으로부터 이미 돌려받았으나 그간 미군이 임차해 사용해 온 외인아파트도 내년 하반기부터 단기 체류형 숙박시설, 작은 도서관, 용산 아카이브 전시관 등 시민 체험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존 버스투어를 발전시켜 테마형 그룹투어로 진행한다.
이와 함께 미군의 평택 이전으로 기지 내 빈 건물이 늘어나면서 주요 시설물에 대한 내부 정밀조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전체 시설물에 대한 기본조사를 시작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시설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및 관리방안을 마련한다.
유홍준 위원장은 "용산공원 조성 추진을 맡게 돼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1백여 년간 금단의 땅을 도심 속에 재생시키는 일은 세계 역사상 없는 일로 세계 건축·도시계획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결과가 세계사적으로 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홍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