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해 행원 업무 효율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등 시스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업무자동화를 위해 추가 RPA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기인식·현장적용 확대·영업점 업무 등 다방면에서 바로 일터에 적용 가능한 과업 축소 프로세스를 고민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RPA ECO 프로젝트'를 추진해 내년부터는 새 업무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지난 9월부터 △RPA 프로세스 개발 △인공지능 활용 비정형 문서처리 등과 41개 프로세스에 대해 업무자동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손 글씨 인식할 수 있는 광학문자인식(OCR)가 도입돼 업무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원칙을 RPA 프로젝트에 적용했다. 지난 10월 문을 연 'KB인사이트(InsighT) 지점'은 IT직원을 창구에 배치해 업무와 동시에 고객과 직원의 불편함을 살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계획과 달리 영업점에 적용했을 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불편하게 할 수 있다"면서 "개발과 운영은 다르니 마구잡이식으로 기술 편의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내부 협업용 소프트웨어인 146대 '하나봇'으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내부에선 올해까지 38개 과제를 수행하고 40만8000여 업무시간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7월 가계여신 업무, 기술신용평가서 전산 등록, 외화차입용 신용장 검색, 의심거래보고서 작성 등 영업점 지원을 위한 RPA를 도입했다. 기존 업무시간을 최대 64%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은행들은 주 52시간 확대 등 근로시간 개편과 함께 내부적으론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용절감 확대를 위해 RPA도입을 서둘러왔다. 실제 52시간 시범적용 기간에도 큰 무리가 없자 일부 은행들은 주 40시간까지 근로시간을 줄이며 업무효율화 방안을 더 고민하는 상황이다. 이제 RPA의 적용 범위가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에서 빅데이터 분석, 결합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단순히 은행원을 대체하는 모습에서 지원하고 협업하는 단계까지 진화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해외 직구라든가 e커머스와 같은 디지털 경험 가진 고객들이 은행에도 이런 편의를 느끼고자 한다"면서 "이에 호응하기 위해선 조직도 프로세스도 업무방식도 다 바꿔 행원들도 고객들 기대 수준에 맞게끔 업무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은행 영업점에 고객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